재차 실패를 경험했다.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벽지는 곰팡이에 잠식되고 있다. 침잠되고 있는 것은 인간을 제외한 특정 사물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은 비교적 가치가 덜한 것에 의해서 더럽혀지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주변은 어지럽다.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굳이 정리하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서 공기를 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지만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인간과 소통을 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굳이 인간을 가까이 하지는 않는다. 기꺼이 인간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행복이라고 믿지만 굳이 인사를 먼저 건네지도 않는다. 견딜만한 소음이 울려퍼지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 시끄럽게 느껴지는 소음 속에서 도피하는 것은 일상이다. 내 곁을 지나가는 인간들은 나하고 상관이 없다는 것을 굳게 믿으며 살아왔고 현재도 온전히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을 그저 수용하고 있다. 비교적 지갑은 가볍고 마음은 무겁지만 무언가 하려고 시도 조차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곤경을 타개할 방도가 보이지 않지만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 최선을 해야만 한다고 주변의 인간들은 울부짖으나 주변의 인간들의 목소리보다 의도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에너지가 소비된다. 전혀 의미가 없는 쾌락에 젖는다. 탈진 상태에 가까운 몸상태는 광기로 물들어가는 것 같다. 무의미로 점철된 세계 속에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홀연히 범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거에 저질렀었던 만행에 대하여- 재차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새로운 범죄에 대하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거절 속에서- 인간들은 왜 나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것일까? 왜? 과연? 명백하게 이유를 밝히지 않는 이유는 있는 것일까? 명백한 이유가 없다면? 그냥 거절하는 것일까? 거절? 또 거절? 또 다시 거절? 밟히고 짓밟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대적으로 사유의 깊이 또는 폭이 좁은 인간은 쉽게 표현한다. 현재 네가 겪고 있는 고통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나를 보라! 나는 이러이러한 고통을 겪었고 저러저러한 상황을 거쳐서 현재 완성되어 있는 상태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을 즉시 해부를 할 수 있다면 텅텅 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굳이 해부 따위를 할 필요도 없다.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미가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의식의 흐름에 의거하여 뭐라고 더 작성을 할까 하다가 이내 글을 마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