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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by 고대현

현재 기거하는 셋방 대문을 열자마자 계단이 존재한다. 계단은 비유가 아니라 사실을 의미한다. 아래로 내려가면 인파에 자연스레 섞일 수 있다. 위로 올라가도 인파와 섞일 수 있으나 자연과 짐승 그리고 비교적 호젓한 축에 속한다.

첫째 - 산책이 목적인 경우 주로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내려가면 인간들이 있는데 나는 인간보다 자연이나 짐승 그리고 호젓한 공간을 선호한다.

둘째 - 첫째와 반대로 계단을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주로 약속이 있는 경우가 그렇다. 무언가 생필품 따위가 필요하거나 할 때 그러한 순간에는 망설임이 추호도 없이 계단을 내려간다.

즉 하나의 선택이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나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대문을 열자마자 선택을 해야만 한다. 지체할 수 없다. 지체를 하는 순간에 마치 계단은 내게 뜸들이지 말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 망상에 잠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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