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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대비

by 고대현

작일 어떤 인간을 대면했다. 오전으로 기억을 한다. 상대는 내게 만면에 미소를 띄웠고 나는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반갑지는 않았고 심지어 귀찮게 느껴졌다.

모종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간단했다. 어느 사물의 뚜껑을 열고 호스로 연결된 사물을 다른 의미의 사물의 입구에 주입 이후 잠그면 작업이 종료되는 작업이었다. 나는 작업을 하면서 비교적 높은 곳에서 도심과 자연을 아울러 감상하고 있었다. 별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았으나 하체가 조금씩 저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작업 종료 이후 호스를 상대에게 반납을 했다.

상대는 별다른 의사의 표현을 하지는 않은 채로 자취를 감췄고 나는 상대방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그제서야 내가 있던 곳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노상 있던 곳은 골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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