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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난삽하다

남동생

by 고대현

어떤 관점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나는 어느 도심에서 그리고 셋방에서 또한 외진 공간에서 기거를 하는데 같은 지붕 아래 동성의 남자가 한 명이 더 있다. 내게는 전혀 흥미롭지 않고 진부한 축에 속하는 그 남성에 관하여 짧게 표현을 해볼까 한다.

상대는 나와 단절을 시도했고 성공했다. 세상에서 의절을 대비하는 인간이 존재는 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닥친 상황이었기에 당시에는 꽤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니 내 입장에서는 얼마나 통탄할 만한 일인가?

수년 전, 직장을 잃고 시나브로 건강을 잃고 있었다. 당시에 우리는 원만한 축에 속했다. 곤궁하더라도 웃었다. 날이 더워도 태양을 맞서고 있었다. 날이 추워도 바람을 맞서고 있었다. 나는 나의 어깨 위의 견장의 무게를 견뎠고 동생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의 어깨 위에 짐의 무게를 감내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나도 상대도 직장이 있었다.

현재, 우리는 회화를 전혀 진행하지 않는다. 상대와 다르게 나는 하루에 발언 자체를 하지 않는 날도 존재한다. 본인의 경우는 용건이 없다면 타인과 연락을 하는 축에 속하지도 않는다. 상대는 주로 외출하거나 외박을 시도하고 성공한다.

마음고생을 가장 심하게 하는 사람은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절대 멈추는 경우가 없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노파로 변화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와 상대와 자기 자신이 늙어가는 와중에 중간에서 노력아닌 노력을 가하고 있다. 쉴 틈도 없이 언제나!

상대방의 의중은 모르겠으나 나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상대방의 삶을 존중한다. 본인이 단점이 많은 인간이라는 사실도 기꺼이 인정을 한다.

설령 상대가 내게 이렇게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 당신은 기생자요! 미물이며! 폐물이고! 부랑자에! 배회자다! - 나는 침묵 외에는 수단이 전무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름대로 노력을 가하고 있는데 과정이 순탄치 않으며 결과값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후 뭇매를 맞는다. 측근은 언제나 사납다. 어머니는 늙어가고 상대는 내게 무심하다.

나는 밤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달이 있다. 빛이 있다. 아름답다. 그리고 날씨는 춥다. 구름도 있다! 나는 시선을 대지로 던진다. 또 다시 현실이다. 꿈에서 깬 인간은 허우적댄다. 나는 걷는다. 나는 정처없이 그저 걷는다. 나는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어디선가 멈춰서 잠시 숨을 돌리고 또 다시 걷는다. 그리고 누옥으로 복귀한다. 골방에서 옷을 벗어서 던지고 신체도 던진다. 그리고 후회한다. 눈물을 흘린다. 죄책감에 가슴이 아파온다. 내가 누워있는 곳이 침대인가? 내가 누워있는 곳이 관인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알고 싶지가 않다. 나는 괴롭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인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자명하다! 나는 견딜 것이다. 나는 버틸 것이다. 나는 덕택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은혜를 갚을 것이다. 나는 베풀 것이다. 나는 선을 행할 것이다. 나는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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