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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소

by 고대현

야밤에 대문을 나섰다. 계단이 나타나면 대부분 나는 상승을 택한다고 누누히 밝혔다. 하강하는 것은 즉시 인간과 교류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어느 아파트 단지를 지나서 경로당을 지나고 슈퍼를 지난 뒤 미용실과 식당을 지나는 순간에 어떤 인간을 마주칠 수 있었다. 나는 상대가 인간이라고 의식한 직후 시선을 일절 상대의 방향으로 던지지 않았고 상대가 있었던 반대의 방향으로 줄행랑을 치기로 결심했고 행위로 옮겼다.

오르막길을 지나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방향으로 향한다. 즉시 오르막길이 등장하는데 계속해서 오르면 운동기구가 몇 개 있고 적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에 도착을 할 수 있다. 나는 이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야경을 바라보며 바람을 쐬기도 하고 하루를 정리하기도 하는 축에 속한다.

불쾌한 점은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어떤 인간이라도 자태를 드러내면 유쾌하지는 않다.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순간에는 인간이 없어서 꽤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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