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by 고대현

만일 내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인간이었다면 무엇을 했을까? 전혀 행복하지 않은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즉시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관을 제작하고 싶다. 관의 외적인 모습이 중요할까? 내적인 모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시원하게 만들어야 할까? 따뜻하게 만들어야 할까? 여름에 죽는 것이 괜찮을까? 겨울에 죽는 것이 괜찮을까? 봄은? 가을은? 계절이 중요할까? 시간대도 중요하지 않을까? 날짜는? 다력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어디까지 살았을까? 나는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을까? 나의 관은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재는 금전적으로 전혀 여유가 없지 않을까? 비참하다. 내 관을 내가 직접 만들지 못하여 비참한 것일까? 그것이 아닐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