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옥의 화장실에 위치하고 있었다. 상태는? 나신이었다. 주변에는 옷가지가 있었다. 씻고 있지는 않았다. 홀로 있었다.
갑작스럽게 인기척이 느껴지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저들이 내게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옷가지를 주섬주섬하여 입을 수 있었다. 이후 소음이 비교적 잠잠해서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중년의 남성 몇 명이 연장들을 쥐고 셋방 입구에서 셋방 주방까지 활보를 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셋방의 주인이었던 노파가 자태를 드러냈다. 그녀는 직원들로 추정되는 중년의 남성들에게 적극적으로 대화도 시도하고 무언가 요구를 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노동자들과 같이 잡담을 나누기도 했다. 저들은 함께 웃고 떠들었다.
나는 이러한 모든 현상을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그 때 중년의 직원들은 때가 되었다는 듯 일제히 주방으로 향해서 연장들을 지속적으로 교체하며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작업에 속하는지 나는 궁금해서 미칠 지경은 아니었다. 비교적 큰 소음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이 곳을 그저 벗어나고 싶었지만 입구에는 수문장의 역할을 부여받은 듯한 노파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물론 회화를 통해서 내가 밖으로 나가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내가 나간다는 현상이 사실로 이루어지면 상대방은 꽤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 그래서 굳이 누옥 밖으로 나가지를 않았다.
주방에서 작업은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또한 현재는 이 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방법 외에는 수단이 전무했다. 나는 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