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낙엽이다. 땅바닥을 하염없이 뒹군다. 인간들은 나를 의도치 않게 때로는 의도하고 짓밟는다. 나의 몸에 기꺼이 불을 붙이기도 한다. 나를 도구의 힘을 빌려서 있는 자리로부터 멀리 벗어나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땅바닥을 여지없이 뒹군다. 벗어날 수 없다. 마냥 웃을 수 없지만 마냥 울고 있을 수도 없다. 다른 낙엽들 사이에서 몸을 숨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도 의도치 않은 상태로 빠져나오거나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들과 같이 있을 때 대화라도 한 번 적극적으로 시도를 할 껄 후회하지만 다음에 또 그러한 기회가 생기면 나는 또 다시 침묵으로 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