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야밤에 실내가 아닌 야외에 출현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자의 곁에는 노상 인간이 없으며 짐승조차 그러한 인간을 멀리한다. 말을 건넬 대상이 없기 때문이라도 말이 없고 숨만 쉬며 고개를 종종 돌리기도 하지만 정작 주시하는 것은 어떤 것도 없다. 밤하늘을 보고 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격노와 증오도 한다. 땅을 보고 현재 서있다는 사실에 경탄을 하지만 격분과 탄식도 한다. 이러한 인간은 성서를 탐독하며 집에는 십자가가 처량하게 골방에 매달인 상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