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를 받지 않은 인간

by 고대현

그저 나는 좌중에서 둘러보고 있었다. 이 곳은 상당히 화려한, 그리고 실속이 있는 것 같은 개개인들이 모인 장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밝은 조명 아래 나열된 음식들과 분주한 소수의 인간들이 보였고 그들과 노동을 동참하지 않는 격이 다른 인간들도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좌중을 바라보면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한가운데로 향하려다가 이내 입장이나 자격을 고려하여 가장자리로 향해서 붙은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가급적 벽에 붙어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되어서 꽤 만족스러웠고 여전히 밝은 조명은 나를 비추고 있었지만 어떤 인간도 내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나도 어떠한 인간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좌우간을 살피며 살며시 음식을 향해서 손을 대기도 했고 음미하기도 했다. 깔끔한 복장을 지니고 있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간들과 다르게 매사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부류도 자연스럽게 보였는데 나는 그런 인간들을 향해서 약간은 측은한 시선을 보낸 것 같았다. 그러나 소수의 그러한 인간들은 전혀 나를 신경쓰지 않았으며 나는 그들에게 뭐라고 대화를 시도하고 싶었으나 그들은 언제나 분주하게 움직이는 편에 속했고 잠시도 자리에 서서 서성이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비교적 주눅이 들었으며 설령 내가 그들의 발걸음을 제지시킨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은 전혀 없을 것 같아서 나는 그저 음식에 파묻혀 있기로 마음을 먹었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듯한 인간이 매우 정갈하고 깨끗한 복장을 지니고 상당히 정중하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에게 눈길을 잠시 주고는 시덥잖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음식에 여전히 촉각까지 곤두세우고 있었고 상대방은 응당 기분이 상한 듯 나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으나 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상대방은 나에게 친절함으로 시작하여 어조가 점점 높아졌으나 나는 그에게 여전히 시선을 던지지 않았고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던 몇몇 인간들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으며 아까보다 조명은 어두워진 것 같긴 하지만 음식은 여전히 빛을 비추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음식을 음미하고 있었으며 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인간은 안달이라도 난 것과 같이 나를 지속적으로 곁에서 추궁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마치 벙어리마냥-

잠자코 있으면서 동시에 음식을 채워넣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늘한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정면을 바라보지만 뒤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었고 전적으로 내 의지가 아니었다. 나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끌려가고 있었고 지배인으로 추정되는 인간은 머지않아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러한 표정은 멀리서 뚜렷하게 볼 수는 없었다. 약간 아쉽기는 했다. 어쨌든 지속적으로 권태로움을 느끼는 것 같은 인간들이 흥미거리가 사라지자 재차 다른 관점을 향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완전히 건장한 사내 두 명에 의해서 끌려나올 수 밖에는 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어떠한 이유도 던지지 않은 채로 나를 실내 밖으로 내동댕이 치고는 양 손을 재빠르게 그리고 묵직하게 털고 있었다. 정갈한 복장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고 바깥 날씨는 마냥 밝지는 않았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나는 입 안의 음식물을 되새김질 가까운 행위를 하고 있었고 찰나의 순간에 지배인으로 추정되는 인간의 안면이 떠오르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나는 목적을 어느 정도는 성취했다고 자위를 했다. 약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가장자리에서 조금 더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쩌다가 자기 자신이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서 발각이 되었는지 상기를 더 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깊게 회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불빛이 발광하는 실내로부터 멀어져서 비교적 어둡고 음침한 골목을 향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곧이어 하늘은 잔뜩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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