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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by 고대현

오늘은 비교적 동생과 많은 시간을 보냈던 하루인데 우리 사이에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주간에 산책을 했다가 볼일도 본 이후 야간에 들어왔다. 동생은 말없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다가 자기 방의 문을 닫고 잠을 자려는 것 같았다. 나도 덩달아 말없이 문을 닫고 현재까지 골방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고 신세를 지는 것도 싫어하며 독립적인 면도 없지는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현재 나는 동생에게 피해를 끼치고 신세를 지면서 독립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하소연이고 어떤 관점에서 보면 시련이다. 나는 결국 일어나야 할 것이다. 타인을 좀 더 사랑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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