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by 고대현

솔직히 나는 j를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의 존중은 한다고 주관적으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마주치면 인사를 먼저 건네기도 하고 그에게 굳이 안부를 묻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고개를 먼저 숙이는 것도 익숙했다. 그는 무뚝뚝하지는 않은 편에 속하지만 내 앞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잦았다. 나는 그런 그가 상대적으로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적으로 내가 감내해야 할 일련의 몫이라고 생각을 했다.

나는 j를 위해서 희생을 한 것이 없지만 그는 나를 위해 희생을 한 경우가 잦으며 현재까지도 나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있다.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면서 동시에 나는 스스로 그에게 어떤 식으로 보답을 해야 합리적이고 효율적일지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그는 전혀 그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지만 결코 내가 섭섭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사실을 표현했을 뿐이다.

가끔 내가 느끼기에, j는 내 숨통을 조이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도 나를 아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내가 그를 너무 고통스럽게 하고 옥죄는 것 같아서 그가 자기 자신을 좀 살려달라는 뜻일까? 나는 자세히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현재는 그가 나보다 더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j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에게 못다한 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이러한 심정을 알고 있을까? 아마도 모르지 않을까?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 아닐까? 온전하게 이 글을 j에게 바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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