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는 어머니를 만났다. 같이 걷다가 시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걸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홀로 걷는 속도에 비해서 굉장히 느리게 걸었다. 상대의 속도에 맞추고 있었다. 마치 삶에 여유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순간이지만 그랬다. 도심은 나와 무관하게 시끄럽고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어머니와 같이 걷는 동안 그렇게도 느렸다. 참으로 느렸다. 나와 어머니만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 순간이 나쁘지는 않았다.
부산 거주 / 93년생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