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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by 고대현

나는 거북이를 닮았다. 생김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언행이 느린 편이다. 생각도 많다. 능변가도 아니다. 주로 상대의 속도에 맞춘다. 핀잔을 종종 듣는다. 기분이 나쁘진 않다. 느린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나는 타인보다 느리다. 대체적으로 그렇다. 나는 이렇게 살았다. 살아왔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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