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어졌다. 주변 사람 중 가족이라는 구성원에게 이러한 사실을 밝히고 싶었으나 명확히 욕구를 밝힐 자신이 없어서 그대로 두고 길거리로 나아갔다.
날씨가 덥게 느껴졌다. 공기는 텁텁하게 느껴졌고 주변은 고요했다. 지속적으로 걸었다. 이윽고 인파가 보이는 곳에 도달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분주하게 보이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본인과는 무관했다.
도착했다. 꿀이라는 단어를 작성하고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는 간판에 비슷한 무언가를 내걸고 있었다. 나에게는 간판에 적혀져 있는 단어의 의미가 중요했지 간판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낯선 사람을 마주했고 수박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를 하자고 나는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상대방은 어색하게 난색을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간판을 닮은 사물에 삿대질을 한 뒤 현재 수박이라는 과일을 당신이 판매하고 있다고 간판 혹은 간판을 닮은 무언가에 기재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상대방은 거듭 난해함을 내게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과일가게 앞에서 과일이 아닌 다른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별다른 소비를 더욱 하고 싶지 않았기에 당신이 표현했던 것 그대로 내게 수박을 내놓고 내가 금전을 건네기로 서로 뒤탈없이 거래를 하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상대방은 상대적으로 엄숙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한 상태로 있었지만 상대방은 평온한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머지않아 나는 수박을 원한다고 고성을 지르고 울부짖었으나 상대방은 한결같이 점잖은 언행으로 나를 응대하고 있었으며 현재 이 곳은 과일을 판매하는 곳은 옳지만 그리고 당신이 감각으로 느낀 표현도 옳지만 등등 대부분 당신이 옳으나 수박을 판매한다는 간판과 비슷한 사물을 내걸고 있는 것도 사실에 가깝지만 자기는 수박을 최소한 나에게는 팔지 않겠다는 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나는 발걸음을 돌리고 있었다. 걸어가는 와중에 어떤 여성이 방금 내가 벗어난 매장을 방문한 소리를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조금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신체를 굳이 숨기지 아니하고 아까 내가 벗어난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절대적으로 보이지 않던 검은색 줄이 몇 줄 지그재그의 형태로 그어진 수박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졸도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날씨가 너무나도 더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나에게 관한 언행이 불쾌해서 내가 현기증이 나는 것인지 결코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보다 분명한 것은 현재 내가 벗어난 공간에서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인간이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