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게 장난을 치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게 장난을 친다는 사실을 나는 이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권태로운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방이 언제까지 내게 장난을 칠까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방은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장난을 치면서 둘러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웃었다. 모든 장난이 내게 보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장난감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만만하게 보이기도 했다. 마치 거칠게 다뤄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실제로 거칠게 다루기도 했고 망가뜨리기도 했지만 상대방은 또 다시 나를 찾아와서 장난을 치고 그러한 일련의 행위를 반복했다. 나는 완전히 상대방이 내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을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상대방은 내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까?
하지만, 상대방에 의해서 내가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이 보다 먼저 일어난 사실이라면? 즉 내가 상대방의 장난감이 되었다는 사실이 먼저 일어났다면? 내가 뒤늦게 알았더라면? 진정한 장난감은 본인이라면? 내게 상대방이 장난감이 아니라 상대방의 장난감이 본인이라면? 상대방이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모두 드러내어 놓은 상태로 웃는다면? 가지런한 치열을 보여주면서 환하게 웃는다면? 내가 그러한 모습을 보고 경멸스럽다면? 내가 그러한 모습을 보고 울고 싶다면? 내가 그러한 모습을 보고 분개한다면? 내가 그러한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면? 내가 그러한 모습을 보고 인내할 수 있을까? 정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