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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by 고대현

나는 어느 카페에 위치하고 있다. 노트북을 이용해서 공부를 했다. 단독 좌석은 아니다. 내 옆에는 어떤 청년이 엎드리고 있다. 나는 무심하게 내가 할 일만 했다. 노트북에 이어폰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소리는 미리 조절을 했다.

느닷없이 내 옆에서 잠자코 엎드린 상태로 있던 청년이 벌떡 일어났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 청년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도 상대를 봤다. 상대는 이어폰을 매만지고 있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소리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후 상대는 사과를 요구했다. 나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 머리를 조아렸다. 과하게 그리고 과장해서 사과를 했다. 상대는 군림하는 권력자처럼 언행을 했다.

정리 이후 자리를 벗어났다. 과연 내 실수가 옳았다. 상대방의 반응이 나름 흥미로웠으나 나는 상대에게 제대로 사과의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뒤탈이 없기를 바라고 있었다. 동시에 상대와 멀어질 수 있었다. 상황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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