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궁금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타인은 내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전에 나는 대답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나를 귀찮게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
과연 타인에게 궁금한 점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질문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미 드러난 상태에서 무엇을 더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일까? 내포하는 것은 없으며 드러나는 것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일종의 비겸손은 나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인지는 하고 있으나, 한순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