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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난삽하다

여학생

by 고대현

나한테 누군가 다가왔다. 나는 기대를 했다. 일종의 도박. 판돈을 걸었다는 표현과 다를 것이 없다. 상대는 내게 친절하다. 나는 만족감을 드러낸다. 우리의 관계는 돈독해지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른다. 관계는 깊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이제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느껴진다. 나는 상대를 경계가 아닌 신뢰하기 시작을 한다. 상대도 나한테 그럴까? 아니! 상대는 경계한다. 아니 그런 것 같다. 아직도? 그렇지. 여전히? 그렇다니까. 오! 나는 탄식을 한다. 상대는 순식간에 내게서 멀어진다. 나는 어디에서 상대를 찾을 수 있을까? 상대는 내가 무서웠나? 상대는 내가 두려웠나? 내가 상대에게 걸었던 판돈은 어디로 사라졌나? 내가 상대에게 걸었던 신뢰는 어디로 사라졌나? 나는 또다시 혼자다. 나는 어두컴컴한 동굴에 있다. 아무도 나를 찾지 마라. 하지만 내가 나를 찾지 말라고 말하기 이전에 나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 나는 어제와 오늘처럼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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