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골목에서 나는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나는 혼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착각이다. 누군가 있다! 빌어먹을! 나의 공간에 침범한 인간은 누구일까? 아! 엄연히 따지면 나의 공간은 아니다. 단지 자비로운 신이 내어준 것뿐이니 나는 여전히 착각을 하고 있구나. 어쨌든 그러한 문제는 둘째치고 어떤 사람이 대체 누구냐는 말이다. 정체를 밝혀라. 당신은 누구인가?
상대는 앉아있다. 나는 상대의 곁으로 다가갔다. 상대는 흥얼거리고 있구나. 무엇이 저리 즐거울까? 상대는 어딘가 바라보고 있다. 나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상대는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냄새가 독하구나. 나는 자리를 떴다. 잠시 후에 다시 내가 나타났을 때 상대는 여전히 그곳에서 흥얼거리면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다. 비교적 초췌한 복장. 눌러쓴 모자. 낡은 배낭. 등등! 나는 상대를 지켜보다가 이제는 지쳐서 상대로부터 멀어지기로 결정을 했다. 우리는 이제 작별이다. 부디 당신도 건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