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어둠이 만연했다. 빛을 찾고자 하지는 않았으나 어둠에 잠식당한 상태는 옳았던 것 같았다. 나는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어떠한 이유로 거리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무언가 내던져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떠한 인간도 마주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내게 전적으로 행운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갑자기, 그러니까 어느 좁디 좁은 골목을 지나게 된 순간에 인기척이 느껴졌고 나는 그들에게 시선을 던지기 이전에 그들이 내게 접근을 무탈하게 성공했다. 그들은 내게 무언가를 요구했고 나는 피곤하지 않으려고 순순히 그들의 권유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 외에는 이 좁은 공간에서 달리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나타난 것일까? 사물 따위를 측정할 때 사용을 하는 도구를 스리슬쩍 꺼내고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하지 않았다. 호기심이 생기지도 않았다. 그저, 당신들이 해야만 할 것 같은 일을 끝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그리고 열심히 무언가를 측정하기 위해서 도구를 꺼내어 늘어뜨리고 이내 나의 신체를 휘감고 있었다.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지만 철저하게 착각으로 느껴질 정도로 사물의 촉감이 가볍게 느껴졌다. 그들은 말도 없이 나의 신체를 둘러싼 상태에서 측정을 완료했고 이내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는 그들과 헤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는 그들과 기꺼이 헤어져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일종의 미련일까? 그들은 나와 동행을 원했었고 나는 그들에게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분명히 귀찮았는데 왜 그랬을까? 아마도 모종의 목적과, 쾌락을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