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체의 일부분이 아파서 혹은 아픈 것 같아서 병원으로 향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도착했다. 새파랗게 젊은 간호사가 시큰둥하게 맞이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신분증을 제출-회수했다. 장의자가 있었고 잠시 앉았다가 호명하는 어떤 인간의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하면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고 굳이 대답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을 뒤로 한 채 신체를 진료실로 우겨넣고 의사의 모습을 보자마자 전혀 반갑지도 않았고 낯설지도 않았지만 형식적인 인사를 고개를 숙여서 건넸고 상대는 어디가 불편한지 나에게 질문을 했고 이실직고를 했는데 상대방은 직후 미소를 머금으며 말하기를 당신의 고통은 본인과 무관하다고 말을 했는데 이러한 표현을 완곡하게 즉 넌지시(마치 암시하는 것처럼)말했다! 나는 자리를 뜨고 또 다시 창백한 간호사를 마주할 생각에 아찔했는데 마침 혹자가 간호사에게 다가가서 급박한 업무라도 있는지 누구보다(나보다) 빠르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고 나는 차가운 느낌을 받은 간호사를 뒤로한 채 그 곳을 벗어나기로 작정했다. 이후 내리막길은 시작되었다. 아까는 병원의 입구가 있는 오르막길로 올라왔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