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곳

by 고대현

목숨을 연명하는 집에 화장실과 주방을 잇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창문이 있다. 그러한 창문은 성인 인간 기준으로 머리를 내밀거나 들이밀거나 따위를 하면 공간이 가득하다고 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는 창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창문으로부터 머리를 내밀어도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돌로 이루어진 돌벽이오, 인간 따위가 호기심에 의해서 빠져나간다고 해도 별로 할 짓이 없거니와 그렇게까지 공간이 넉넉하지도 않은 곳이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곳으로부터 머리를 또 한 번 들이밀어 본다.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서 그저 창문을 열고 인간의 머리를 들이미는 것 뿐인데 마치 단두대에 목을 내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왜 이렇게 비참하게 상상을 하는 것일까? 단두대라는 것 조차 실제로 경험을 했던 경우가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단두대라는 것에 대해서 비유를 할 수 있을까? 단두대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단두대라는 단어만 안다고 해서 단두대라는 의미를 아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위대한 인간이 말하길 단어는 즉 의미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나는 마치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도 괜히 우울하지는 않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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