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1)

by 고대현

부모님의 잩은 다툼 그리고 짙은 불화로 인해서 초가집이 우연히 사라지게 된 경우, 그는 나를 구원해주기 위해서 천국에서 내려오게 된 예수가 인간의 형상으로 대신 외형은 적절하게 바뀐 상태로 존재한다면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전혀 거리낌 따위 없이 나를 거두어주고 있었고 나는 본의에 어긋나게 민폐를 끼치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리고 민폐가 아닌 것 같이 대우를 해주고 있었고 기꺼이 식사까지 내주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었다. 무뎌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운 것이었다. 당연시하게 여기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가 아니지 않을까? 내심 부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친구의 집이라는 공간에서 상대방의 부모님을 자주 뵙게 되는 것은 우연은 전혀 아니었다. 그저 비참한 현실이었다.

꽤 시간이 흘렀다.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졌다. 심리적인 거리 또한 물리적인 거리와 전혀 연관성은 없으나 멀어진 것 같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연락을 하기도 했다. 서로 필요하면 돕고 살자고 의미 없는 다짐을 했고 당연하게도 의미가 없는 다짐일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둘 다 비참한 위치에서 비참한 입장에 서서 있는 그저 하나의 위태로운 인간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적어도 그러한 존재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현재 어머니가 현존하던 시점에 그의 어머니는 더 이상 현존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잠시 감정 상태를 살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잠시 몸이 떨렸으나 왜 떨렸는지 전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실제로 복잡한지는 모르는 순간이었다. 그는 덤덤하게 나에게 이러한 소식을 알렸고 나는 더욱 더 태연하게 그를 대하고 있었다. 그는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당연하게 갚아야 할 은혜라고 생각을 했을까? 그렇지 않다면 마땅히 지켜야 해야만 하는 도리니까? 나는 어떻게 행위해야 하는 것일까?

수치스럽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수중에 여유가 없던 상태였다. 타인에게 빌붙어있는 상태였고 비굴함을 쉽사리 견디기 힘든 순간이 지속적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는 와중에 이러한 소식이 접해졌고 그래서 더욱 더 난처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서술하고 있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아직 어머니는 살아있으나 당신의 어머니는 더 이상 현존하지 않는구나...! 어떻게 바라보면 잔인하지만 현실이었다. 주어진 현실 앞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 축복인지 모르겠으나 그녀가 살아있지 않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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