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으로부터 조금 덜 어두운 곳으로 공간을 옮기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도래했다. 인사불성이 된 인간들은 하나 그리고 둘 서서히 각자 사라지고 있었고 나하고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인간들이 길을 가다가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는다고 해도 혹은 금품 갈취 따위를 당한다고 해도 나하고 상관이 없는 일이기에 일절 신경을 그러한 인간들에게 던지지 않고 나는 나의 길을 가려고 하고 있었다. 일종의 해방이었다. 숨이 좀 트이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굳이 외부로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찰나의 순간에 누군가 나의 어깨 부분에 감각을 느끼게 하는 존재가 있었다. 약간 불행한 느낌을 순간 받았으나 불쾌하지는 않았다. 유쾌하지는 않았으나 찝찝하기는 했다.
감각이 느껴진 부분으로부터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방금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인간 중 한명이었다. 나보다 2살 에서 3살 정도 높은 숫자를 나이로 삼고 있는 인간이라고 알고 있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인간이었다. 무엇보다 배울 점이 없는 인간이라는 것은 내심 확신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쳐다봤다. 그의 인상착의는 하얀색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신발은 약간 색이 바랬으나 끈신발은 끈이 전혀 풀려있지 않은 상태였고 약간 흰색을 잃어버린 색상이 돌고 있었으나 그러한 사실 따위는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계절에 걸맞게 상의와 하의를 깔맞춤으로 입고 있었던 것 같은데 꽤 편하게 입은 복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내에서 입기에는 불편하나 실외에서 입기에도 딱히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옷 자체에 대해서 문외한인 편이기 때문에 그러한 점 또한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서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용건이 궁금했다. 그것 뿐이었다. 상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뒤늦게 자기 의사를 표현을 했다. 즉 단 둘이 따로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었다.
솔직하게 귀찮았다. 나하고 상관 없는 인간이 나를 붙잡는다는 사실은 삶에서 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더욱 더 괴롭게 하는 사실은 가치가 없는 인간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옥죄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무언가의 심리에 이끌려 그 인간의 뒤를 따라가다가 이내 그 인간과 나란히 서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고 그 인간은 나에게 친근감을 드러냈으나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나에게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했으나 나는 대답만 했다. 그는 나에게 질문을 여러가지 던졌으나 나는 여전히 대답만 했다. 주변에는 어두움이 아까보다 더욱 더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고 피로감은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형식적인 대화가 오고 가는 와중에 어느 한 술집에 도달을 할 수 있었고 실내에 입장했다.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인간들이 많이 있었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너무나도 시끄러워서 나의 귀를 여전히 감싸고 있었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 것 같았고 누군가는 잡담을 누군가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 장소에 있는 인간들을 빠르게 관찰한 뒤 이내 모든 것으로부터 관심을 끄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들의 외형 따위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들의 대화 내용 따위는 나의 긴장을 전혀 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잡담은 의미가 없는 잡담일 뿐이며 그들의 삶은 더욱 더 의미가 없는 삶이라고 나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이 시간대에 이러한 공간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자위하는 것은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확신이 아니라 권태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이라는 것이 더욱 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매장의 실내에서 카운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리를 잡자 마자 검은색 옷을 입고 머리는 단정하게 정리를 한 아주 쾌활한 청년으로 보이는 인간이 우리에게 쉽사리 접근했다. 나는 그에게 잠시 시선을 던지다가 이 인간 또한 노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와 전혀 다를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자마자 금새 흥미를 잃었다. 내 앞의 인간은 그 인간과 살갑게 인사를 나누고 메뉴를 열심히 고르고 있었고 나는 아무래도 관심이 전혀 없었다. 그들이 갑자기 반말을 하고 서로 치고 박고 싸운다고 해도 나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었을 것 같다. 직원이 갑자기 흉기를 들거나 하지 않는 이상 나는 관심을 그에게 그리고 내 눈 앞의 인간에게 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았다. 금전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마찬가지로- 그러한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듯이 자기 마음대로 메뉴를 시키고 이내 술을 더 추가해서 시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에 불안감을 감추기가 마냥 쉽지는 않았으나 눈 앞의 인간에게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아니 완전하게 위장을 하고 그를 대할 수 있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음식이 나왔고 내 눈 앞의 인간은 음식을 부지런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인간의 행위에 동요는 했으나 달갑지는 않았다. 내 눈 앞의 인간은 전혀 피곤하지 않게 보였으나 나는 너무나도 피곤했다. 내 눈 앞의 인간은 여전히 떠들면서 시시콜콜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고 나는 그저 대답만 여전히 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간에 내가 왜 있는지 이 시점으로부터 나도 자세하게 모르고 있었다. 무언가 망각한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주위를 바라보게 될 수 있는 상황이 나 자신에게 주어졌다. 내 눈 앞에 있는 인간이 화장실을 간 것인지 혹은 담배를 태우러 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 앞에 사라진 현상이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 인간이 어디에 가서 자살을 시도를 한다고 해도 나하고 상관이 없을 정도로 나는 내 눈 앞의 인간보다는 타인을 잠시 또 관찰하기로 생각을 했다. 그러한 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루해서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밖의 광경이 훤하게 보이는 커다란 창문으로부터 젊은 남녀가 서로 부둥켜 앉고 끌어안다가 이내 밀치다가 반복하는 행위를 보고 있었다. 저들은 행복할까? 순간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뭐 나하고 상관이 없지 않을까? 저들의 행복과 내가 무슨 상관일까? 이내 시선을 거두고 실내로 시선을 던졌다. 검은 옷을 입은 직원으로 보이는 인간들이 셋 그리고 넷 정도 있는 것 같았다. 전부 어린 친구들로 보였고 나의 나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있지는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보다 명백하게 어려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들은 분주하게 이곳 그리고 저곳 움직이고 있었고 수발을 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찰나의 순간, 안쓰럽기도 했으나 나하고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고 나는 시선을 거두고 말았다. 더욱 더 비참해지기 전에 말이다.
지속적으로 내 삶과 상관이 없는 인간들을 바라보다가 내 눈 앞에 가까워진 또 다른 삶에서 상관이 없는 인간이 또 나타났다. 나는 그를 굳이 바라보지는 않았고 바라본다고 한들 대화를 나눌 가치가 있는 인간이 아니라고 단정을 지었다. 나의 판단은 곧 결정이 되었고 행위로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상대방에 대한 일말의 예의가 아닐 것 같다는 점에서 약간의 가식을 곁들여서 그를 대하고 있었다. 여전히 주위는 시끄러웠고 밖은 어수선했으며 거은 옷을 입은 비교적 어린 친구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땅은 약간 흔들리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