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1화

by 고대현

때는 겨울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이상 시간이 흐른 뒤라고 기억을 하고 있으나 인간의 기억은 언제나 왜곡하기 때문에 수치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도심에서 벗어나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에 잠시 혹은 그 이상 머무를 계획이었다. 허기진 상태였다. 아침 일찍 움직이게 된 터라서 목숨을 연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익숙한 장소로 왔지만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없던 건물이 생기기도 했으나 더욱 더 놀랐던 것은 주변에 인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도심에 찌들어져 있던 나의 삶이 약간 더 피폐해진 것 밖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가 없는 듯 했다.

별로 구미가 당기는 음식은 없었으나 대중적인 음식을 먹기로 마음을 먹고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식당 내부 또한 크게 손님이 붐비지 않았으며 개인적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식당 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메뉴를 살펴보고 있었다. 메뉴를 고를 수 있는 판이 테이블마다 마련이 되어 있었고 내 주변에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팀 그리고 단순 노동자로 분류가 되는 중년의 남성들이 한 팀 있었다. 나하고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으며 나한테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인간이지만 아주 빠르게 관찰하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라고 자부를 할 수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시야에 점점 더 가득 채워지는 누군가 있었으니 주인장, 아니 주인장이 부리는 인간으로 보이는 인간이 나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녀 또한 나이가 중년으로 보였으며 안경을 쓰고 있었고 어두운 색깔의 머리카락 색깔에 풍성한 편이었으며 이마는 그리 넓지 않았고 붉은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으며 앞치마에는 시골 명칭이 적혀져 있었고 식당의 전화번호로 보이는 것이 또한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신발은 슬리퍼였던 것 같은데 질질 끄는 소리가 나의 감각을 자극했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그녀하고 별로 대화를 섞고 싶지 않았지만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음식을 주문하고 싶었지만 음식을 주문하려면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부탁을 했고 그녀는 시큰둥하게 주문을 접수를 한 뒤 카운터로 재빠르게 가서 볼펜을 휘적인 다음에 주방에다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장면을 무심코 오래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뒷모습에서 익숙한 모습이 아른거리는 것은 그저 망상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적정 시간이 흐른 뒤, 음식이 나왔다. 메뉴라고 지칭을 할 수 있는 것은 김밥 그리고 돈가스라고 할 수 있었다. 음식을 맛을 보고 있었다. 별로 맛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으나 냅다 던질 정도로 맛이 없지는 않았다.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후 1시 그리고 30분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정도의 시간이 흘렀구나 나는 음식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주방에서 분주하지 않은 것 같은 인간은 어느 새 테이블 한 자리를 점령을 한 뒤 Tv 시청을 열렬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복장도 관찰을 할 수 있었는데 순백색 모자에 의상까지 깔맞춤을 하고 노동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수염이 약간 덮수룩했으며 삶에 절어진 듯한 모습을 완벽하게 감출 수 없었다. 흰색의 복장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눈에 띄는 것 같기도 했다. 다리는 덜덜 떨고 있었는데 나는 전혀 그 인간이 거슬리지는 않았지만 내심 웃음이 멈추지는 않았다. 전형적인 노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인간이기에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재차 음식에 집중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듯이 식당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중년의 여성은 또 다시 재빠르게 계산을 하려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음식의 값 따위 지불도 안하고 도망가는 인간이 아닌데 마치 그렇게 행색이 보였는가 싶었지만 불쾌하지는 않았다. 계산은 귀찮았고 대화는 더욱 더 귀찮게 느껴졌으며 앞으로 이 읍내에서 더욱 더 오진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치명적으로 귀찮게 여기게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식되는 와중에 계산은 지갑 속 지폐로 끝내고 뒤도 바라보지 않고 식당을 바로 나왔다.

버스 정류장에 도달했고 노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로 노파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에게 피해만 주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그녀들을 바라보다가 머지않아 버스가 정류장에 도달했고 나는 노파들 사이에 끼어서 나름 발악을 하면서도 버스에 완전하게 탑승을 할 수 있었다.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인간들이 서로 아는 척을 하면서 웃고 떠들었고 나의 감각은 그러한 담화를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버스는 여전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앞으로 내가 바라보게 될 인간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약간의 기대감에 몸서리가 쳐지기는 했지만 그저 나를 귀찮게 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내심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읍내를 완전하게 벗어난 버스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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