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2화

by 고대현

보다 익숙한 풍경을 감각으로 느끼고 있었다. 마치 오감이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정말 많은 것들이 유년기 때 바라보고 신체적으로 성장했던 풍경과 다를 것이 크게 없었다는 점에서 놀랐고 인간들이 더욱 더 사라진 것 같아서 더더욱 놀라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버스는 출산을 마치고 나를 낳았으며 나는 탄생을 하자마자 걷는 인간이 되어서 지속적으로 걷고 있었다. 익숙한 공기-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새롭게 장만이 된 것 같은 식당을 몇 군데 볼 수 있었다. 읍내에서 분명히 벗어난 오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부근이지만 노동자들을 위해서 마련된 장소로 보이는 곳이 몇몇 보이긴 했다. 나하고 무관하지만 괜히 반가웠다.

특정 골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도대체 이것이 몇 년 만에 밟는 땅일까? 내심 감격스러웠다. 인간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길고양이들이 몇몇 나의 주변으로부터 특정 인간의 눈치를 살피며 꼬리를 내리고 담장 따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반복을 하고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고 있는 듯 했다. 그들의 색깔은 천차만별로 다양했는데 아무래도 머릿수도 많이 있었으며 동시에 가장 어두운 색감과 갈색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골목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잠시 생각에 잠식을 당한 것 같았다. 그러는 와중에 도착한 옛날의 초가집이었던 장소에 도착을 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고 나는 냅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인기척이 없는 것은 정말로 인간이 없는 것이었고 나는 방과 주방 그리고 옷장 따위부터 시작해서 거울과 가지런하지 못하게 정리된 옷들 어지러운 장소 할아버지가 목숨을 연명했던 곳 샅샅하게 공기를 맡고 감각으로 즐기고 있었다. 이 곳이 내가 살았던 곳이었다. 이 곳이 내가 신체적으로 성장했던 곳이었다. 이 곳이 내가 어색하지 않았던 장소였다. 이 곳이 시끄럽지 않았던 곳이었다. 이 곳이 그와 그녀가 피터지게 싸웠던 전쟁터였다. 이 곳이 그를 다치게 했던 장소였다. 이 곳에서 나는 탄생을 하지 않았으나 파멸을 맞이한 곳은 분명했다...!

실내의 공간이 어느 정도 익숙하게 느껴진 뒤 밖으로 나왔는데 낯선 인간이 나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 인간은 무엇일까? 행색을 살펴보니까 꽤나 시골에서 오래 목숨을 연명한 인간처럼 거들먹거리면서 나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는 그와 대화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전혀 느끼지는 않았지만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알 수 없는 느낌에 그를 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인간은 액면가로만 따지게 되었을 경우 쉰 정도는 족히 넘긴 것 같은 안색 따위를 지니고 있었다. 수염은 덥수룩했고 흰색 머리카락이 어느 정도 수를 놓고 있었으며 키는 매우 작은 편에 속했고 계절에 걸맞게 옷은 입었으나 체크무늬 남방 그리고 그 안에는 반팔을 입고 있었던 것 같았다. 바지는 땅에 질질 끌리는 수준으로 길게 입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러한 모습을 보고 알 수 없는 불쾌함을 느껴서 손짓을 할 뻔했으나 얼른 자중하고 그의 눈빛을 바라보려고 노력을 했다. 그의 눈은 어느 정도 흐리멍텅함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방금 담배를 태우고 꽁초를 어디다가 버리자마자 나한테 대화를 시도한 것 같았다. 담배의 악취가 나를 자극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간 또한 별 볼 일이 없는 인간이라고 나는 단정을 지었다. 보통 그러한 일련의 판단은 옳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그에 걸맞게 옳은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어서 대뜸 반말로 나에게 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었고 나는 그가 뭐라고 떠들었는지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여전히 반말로 뭐라고 했었고 나는 그의 말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다. 사투리 따위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해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설교에 가까운 설파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내심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이어서 나에게 덕담 따위를 시도하려고 했으나 나에게 그러한 인간으로부터 배울 점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와 물리적인 거리부터 시작하여 멀어지고 싶었지만 그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귀찮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괜찮다는 말이 먼저 나갔다. 여러모로 피곤했다.

더욱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자기가 목숨을 연명하는 동굴 같은 집으로 들어가기 일쑤였고 나는 그의 뒷모습을 굳이 바라보지는 않고 어디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아버지는 행색 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이러한 인간이 여전히 살아있는지 의문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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