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최종화

by 고대현

유년 시절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쩌면 신체를 의탁했다고 볼 수 있는 초가집, 현재는 개량을 거쳐서 약간 더 성스러운 방향으로 외관이 바뀌기는 했으나 실내는 크게 달라진 구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런 곳으로부터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보이는 선술집이 하나 있었는데 이 곳은 식당 겸해서 술장사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의 아버지는 이 곳에 자주 신체를 밀어서 넣었으며 이 곳에서 벗어났을 때 그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한 마리의 개가 되어서 나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너무나 어렸던 시절 나는 그 곳에 방화를 저지르고 싶었다. 실제로 방화를 내가 저질렀다면 내가 있는 초가집도 불이 탔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너무나도 태우고 싶었다. 나의 아버지는 그 곳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인간이었고 나는 그러한 인간이 어리석다고 생각했으나 현재 나이에서 바라보니까 나도 그런 모습으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인간이라는 점에 스스로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나는 그러한 아버지의 삶 또는 인간 자체에 대해서 비판이나 비난을 할 자격이 전혀 없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이렇게 비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여전히 답답한 현실이 눈을 가린다.

당시에, 아버지는 존재를 비추지 않았고 낯선 인간은 나에게 반말을 시전했으며 나는 선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곳은 외관으로 바라보게 된 경우 혹은 조금이라도 멀리서 바라본다면 인기척 또한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다. 으레 시골이 그렇듯 동물이나 인간 따위가 설령 즉사를 하더라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것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분명하게 사람이 있었다. 오랜만에 그들 부부를 나는 바라보게 될 수 있었다. 키가 작은 편에 속하는 남성 그리고 여성이었으며 그들은 여전히 늙지를 않았고 피부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하고 상관이 없지만 그들은 나에게 안부를 전했으며 나하고 상관이 없지만 나는 아버지의 거취를 묻고 있었고 나하고 상관이 없지만 그들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했으며 나하고 상관이 없지만 나는 그들에게 나의 연락처를 남기고 그 곳을 재빠르게 빠져나왔다. 뭔가 그 곳은 숨이 막히는 실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술냄새가 나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것 같아서 불행했고 다급했으며 그 곳으로부터 벗어나는 즉시 나는 천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작은 시골 내에서 천국이라니?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었다.

여전히 주변에 인간은 없었고 아버지라는 작자는 어디에 있는지 기척 조차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나에게 대뜸 반말을 시전했던 인간도 자취를 완전히 감추고 있었다. 나는 더욱 더 이 곳 주변을 걸을까 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다시 읍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움직이고 있었다. 이내 차량에 탑승했고 시골의 버스는 그렇듯 느리게 흘러가고 있는 듯 했으며 버스 내부 사람들은 매우 적었고 나하고 전혀 시선 따위를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고 나 또한 그들과 볼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경멸하듯 시선을 애초에 던지지도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듯이 바깥을 열심히 바라보면서 시골을 벗어나서 읍내로 향하고 있었다. 아마도 읍내로 향한다는 것은 내가 또 다시 도심으로 향한다는 뜻이니 이것은 나에게 단두대로 올라가는 절차를 밟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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