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타개

by 고대현

자물쇠가 걸려있는 방의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상대방이 열쇠를 쥐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문 앞에 도달을 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상대방이 내 곁에 도착을 했다. 나는 상대방이 문을 기꺼이 열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상대방은 망설이고 있었다. 상대방은 열쇠가 분명히 있었다. 나는 상대방의 열쇠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방이 열쇠를 사용해서 자물쇠를 풀지 않는다면 내가 열쇠를 갈취하는 수단 외에는 없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상대방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그저 기다리기로 했다. 상대방은 여전히 열쇠를 쥐고 있었으나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 아직은 사유의 깊이가 행위까지 도달하지 않은 순간인 것 같았다. 아마도 그렇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