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by 고대현

외할머니가 죽었다. 즉 올해 3월인가 4월에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이자 타인의 죽음을 기술할까 한다. 당시에 나는 도심에 있었고 나하고 실질적인 공간을 나누고 있으나 대화를 나누지 않은 인간도 함께 동행하면서 삶을 어쩌면 버티고 있었고 그저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청천벽력과 같지는 않은 소식이 들렸고 나는 나하고 상관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것 같은 인간과 또 다른 곳으로 동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대구로 움직이고 있었다.

부산에서 대구로 가는 길, 부산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광활한 크기의 역 내에 쓸모가 없는 인간들로 보이는 존재들이 많이 보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에서는 나라는 존재가 아무런 존재도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주관적으로 인지하고 있었고 나의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봤을 경우 필요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나 자신에게 주입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는 기차에 올라탔고 기차는 덜컹거리며 움직였으며 비교적 느린 속도고 대구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결코 편하지는 않았다.

약속된 현장에 도착을 하자마자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택시를 탑승을 했고 낯선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했으며 그 이후 아무런 대화를 시도하지도 않았고 상대방도 응당 그러한 의도를 재빠르게 알아차린 듯 나의 만족감을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그리고 택시에서 내렸으며 어머니라는 존재에게 전화를 걸었고 어머니와 낯설지 않지만 불편한 인간은 즉 우리 어머니가 재혼을 한 인간인데, 떨떠름한 자세와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 했고 장례식장 근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실내로 입장을 했다. 꽃들이 실내를 장식하고 있었고 비교적 깔끔한 실내가 인간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할당된 공간 반대편에서도 다른 죽은 인간의 죽음을 추모하는 일종의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것 같았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도 들린 것 같았고 젊은 여성의 목소리 그리고 중년 남성의 목소리 등 온갖 목소리가 뒤엉켜서 들리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그들은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었으나 그저 호기심이나 충족시키고자 시선이라도 던지고 이내 내가 가야만 하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냅다 들어가자마자 대충 보이는 인간에게 아무나 붙잡고 인사를 건네고 있었고 진심을 다하지 않은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며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서 제사를 지내는 형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의식적인 언행을 완전하게 끝낸 뒤 그제서야 또 다시 인사를 건네고 있었고 낯설지 않았지만 어색한 인간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좌석에 앉았으며 어느 새 이러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인간들에 의해서 내가 앉아있는 내 앞에는 음식들이 마련되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상태였으나 주변에 하나 그리고 둘 인간들이 모이고 있었고 나는 그들과 상대적으로 무료한 혹은 무가치한 어쩌면 무의미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나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고 나하고 같이 동행한 인간에게 대화를 시도했으며 나는 별로 귀담아서 듣지는 않았지만 어떠한 단어나 문장이라도! 그들의 요구에 쉽게 기대를 맞추려고 일말의 노력은 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목숨을 연명했는지에 대한 대화 따위를 나누고 어떠한 인간은 나에게 이모부라는 인간이오, 그러한 인간은 자기 자신이 어떠한 직종에 목숨을 내던지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기꺼이 소개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그저 먹고 살기 위해서 발악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간의 안면을 마주하게 되니까 나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상대적으로 반박을 할 수 없는 프롤레타리아의 입장이지만 전혀 반항하지 않는 프롤레타리아의 모습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러한 비참함으로부터 나는 지금 죽은 인간 앞에서 그저 웃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형식적이고 무엇보다 예의를 따지는 국가에서는 더욱 더 이러한 행위가 방종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낯선 인간이 하나 그리고 둘 늘어나고 있었고 전혀 알 턱이 없는 인간이 내가 앉은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웃고 떠들고 염병을 떨고 있었으나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자세히 보니까 이 곳은 너무나도 터무늬없이 넓은 편에 속하는 장소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었는데 과거 러시아 인간의 문학이 생각이 났다.

그가 말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인간이라도 그러한 일종의 수치를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그러한 것을 감추려고 발악한다는 의미의 단어와 문장을 나열했었는데 현재 나는 그러한 일상을 경험하고 있으니까 나름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나는 이 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고 이 곳에는 죽은 인간이 묻어져 있었으며 나는 그녀의 죽음을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나도 그녀와 전혀 다를 것 없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그녀의 시체 앞에서 나는 울 수 없었다. 울음을 가식적으로 보일 수도 없었는데 이것은 일종의 예의가 없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 장례가 끝이 나는 경우까지 나는 울지 않았는데 타인은 나를 보고 어리둥절했으나 나는 그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나에게 감정이 없는 인간이라고 면전에 대고 말을 했으나 나는 익숙한 변명 대신에 침묵으로 일관했고 그들은 쉽사리 불만족을 드러냈으나 나는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좌석에서 식사를 대충 마친 다음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나를 감싸고 있었고 나는 담배도 태우지 않는 인간이고 술도 먹지 않는 인간이기에 그저 이 곳 주변을 걸을까 생각을 했으나 주변에서 담배를 태우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이 보였기 때문에 걷는다는 생각은 일찍 접어두고 다시 한 번 이 곳 주변을 걸어볼까 하다가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다시 걷는 행위를 포기하고 실내로 또 다시 들어가고 있었다.

실내의 공기가 갑갑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인간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아하니까 그들은 실제로 죽은 인간을 추모하기 위해서 모인 인간이 맞는가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러한 형식적인 모양새를 꾸민 것 자체가 살아있는 인간들의 축제를 벌이기 위해서 펼쳐진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자, 장례식에 대한 짧막한 고찰을 하니까 주관적으로 내린 결론은, 살아있는 인간의 축제를 벌이기 위해서 장례식을 치루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정녕 죽은 인간을 위한다면 이러한 허례허식 따위가 필요가 있을까? 실제로 죽은 인간을 추모하기 위해서 형식적인 자리가 마련이 필요가 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지 않을까? 죽은 인간을 추모하는 것은 외적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형식적인 언행을 타인을 죽을 때까지 의식하면서 하는 것일까? 왜? 도대체 왜? 죽은 인간은 저기 저 관 속에 있는데 왜 나는 관을 열어볼 수 없을까? 왜 그것이 불량하다는 것일까? 왜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일까? 왜 그것이 정녕 허용되지 않는 것이란 말일까? 왜 그것이 나에게 불허하는 것일까? 왜 그것이 허용되면 곤란하다는 것일까?

장례식은 무르익고 있었다. 나에게는 친척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인간들은 하나 그리고 둘 의자를 차지하고 앉아서 그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근황 따위를 대화로 나누면서 웃고 떠들고 술을 마시며 담배를 태우기도 하고 시간을 그렇게 낭비하고 있었다. 죽은 인간은 너무나 고요한 상태로 관 속에 누워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의 어린 자식은 걷거나 뛰어놀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죽은 인간에 관해서 어떠한 기억도 없는 존재가 추모를 하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이 곳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나는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나하고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죽음을 추모하는 나의 외할머니의 죽음 추모 자리 반대편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인간들은 우리보다 더욱 더 쓸모가 없는 손님들이 많이 자리를 매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곳 입구에서는 젊은 남성 그리고 여성이 손님을 오는 족족 웃는 얼굴로 맞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그저 그렇게 그 자리에서 어두운 옷을 입고 웃고 있었다. 웃고 울고 떠들고 반복을 하면서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정작 죽은 인간은 어쩌면 그 어떠한 인간보다 즉시 잊혀진 것은 아닐까 싶었고 나는 또 다시 실내로부터 실외로 신체를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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