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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성 Oct 31. 2023

‘좌'의 문제와 위험

홍위병류의 단순, 유치, 급진, 맹동주의 사고와 행동을 경계하자



걸핏하면 상대방을 "좌파", "우파", 또는 "진보"니 "보수"니 규정하고 부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런 용어들에 대한 개념 규정이나 구분 기준이 뭔지 각자 생각하는 바나 경계선 같은 게 있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말로 그런가~? 그렇다면 이거 정말 코메디 아닌가? 블랙코메디인가?


이렇게 말을 시작한 김에 우선 나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의 개념과 구분 기준 또는 관련된 생각에 대해 대략해서 좀 거칠게나마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는 이렇게 본다.  '보수'나 '우파'는 시장과 사유제를 존중, 보호하고, 급진적 변화는 피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그들은 개인적, 이기적 동기에 치우치는 정도가 과한 경우에도 아무튼 그것을 개인의 자유 존중, 시장에서의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현실 문제 정도로 인정하고 점진적으로 개선 개량, 유지, 보수해 나가자고 주장한다. 따라서, 아무튼 '보수' 또는 '우파'로 인한 피해나 문제는 '좌파'나 '진보'로 분류되는 패거리(派)들이 초래하는 폐단, 재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본다. 아마도 내가 시장과 사유제를 중시, 존중하고, 문제나 폐단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개선, 개량조정 해 나가자는 '중도 우파' 또는 '중도 진보(보수)'의 틀에서 실사구시(实事求是) 합리적 정책 목표와 구체적 실천 대안을 찾도록 노력하자는 입장을 선택, 견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점은, 보수이건 우파이건 진보는 필요하다는 거다. 퇴보 또는 머물러선 안된다. 점진적으로 천천히라도 앞으로 나가야 한다.)


한편, 반면에, 소위 '좌파'는 시장과 사유제의 부작용과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고 큰 틀에서 구조적 문제 진단과 본질적 처방을 제시하고 주장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까지에만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들에겐 아직도 구체적 실천 방안이나 디테일이 없거나 부족해 보인다. 줄창 그 같은 공리공담에 뜬구름 같은 청사진을 내세우면서 현재 살고 있는 초가삼칸집 태우고 때려 부수고, 혁명하고 해방시키고 구조 틀을 다시 짓자는 식의 급진 전략과 모험주의 슬로건을 내걸고 포퓰리즘으로 선전, 선동하다 그게 먹혀 들어서 정권을 잡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와중에 재야 들판의 떴다방 선무당들이 칼자루 쥐고 칼춤추면서 달려 들면서 더욱 위험한 상황 초래, 전개되고, 국가 경제와 민생이 그 아사리판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가까이는 지난 문재인 정권 통해서 조금 더 멀리 되돌아보면,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족벌의 행적 등과 관련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이미 충분하게 겪었다. 즉, 관념적 '좌파' 노선과 급진적 구호와 포퓰리즘 선동, 분탕질의 피해와 폐단은 현실 실물 민생경제를 파탄시키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 측면 모두에 재앙 수준의 문제를 초래한다는 걸 거듭 되풀이 확인했다.


사실 그 정도까지 가게 되면 '좌파'라기 보다는 파시스트  폭력집단, 양아치와 다를 바 없고 좌우 구분의 의미도 필요성도 없어 진다.


"좌파", 그리고 공산당에 대해 가장 경계하고 새겨야 할 점은 자기 당과 집단의 주장을 의견이 다른 남에게 강요하고 폭력사용까지도 당연시하는 집단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부류의 세력들에 의한 이런 짓이 다시 또 되풀이 되게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제발 또다시 홍위병처럼 굴지는 말자. 더구나 자칭 '우파'니 '보수'라 여기고 있는 입장의 사람이라면 최소한 좌파나 공산당처럼 행동하지는 말자, 정말로 한심하고 답답한 일이다.



중국현대사와 중국공산당 역사 맥락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어 질수록 소위 "좌파"식 주장에 대해 갈수록 경계하고 신중해야 함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혁명과 같은 급진적 변화 추구 주장에 대해 그렇다. 농민봉기, 민중 봉기, 혁명이 터지고 실제 상황으로 진행되면 그것은 마치 전쟁, 동란과 같이 광대한 분야에서 야만적 상황이 발생하고 국가와 사회, 국민 전체가 그 야만과 선동의 구호와 탁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온갖 부지렁이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회돌이치고, 그 아사리판 와중에 온갖 건달, 양아치들이 완장 차고 설쳐대며 패악질해 먹는 판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 모순이 극에 달해서 더 잃을 것도 더 나쁜 상황을 상상할 수도 없다고 여기는 군중, 유민(流氓)의 무리라면 횃불 봉기와 혁명, 목숨 걸기까지도 감수하고 나설 수도 있겠지만, 민주화 수준이 이 정도나마 진전되었고 평화적 정권 교체까지 여러 차례 진행된 현 단계 우리 국내 상황에서 떴다방 양아치들이 선동하는 혁명과 봉기, 죽창가, 가재·붕어·개구리 같은 말에 부화뇌동해서야 되겠는가?  소위 "주체 사상", "주체적 사고"가 필요한 때는 바로 이런 때 아닌가? 그래서 공산당식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자면, 나는 확실한 "반(反)혁명 분자"이다.


이제 자칭/타칭 소위 "진보"/"좌파", 그리고 "보수"/"우파" 진영 모두 진영 갈라치기와 패싸움 판에서 나와서, 주체적 실사구시(实事求是)적 사고로 '뉴노멀(New Normal)을 지향/탐색하고 행동(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양 진영 모두 상대에 대한 트집질이나 비난, 비판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겸허하고 냉정하게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진영 간 진흙탕 패싸움을 위한 저급한 수준의 억지 논리나 주장이 아닌 각 사안별로 내용과 본질에 초점을 맞춰서 실사구시적으로 문제 해결을 지향하면서 이야기하면 토론과 논쟁도 생산적이고 건설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응당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스스로 자칭 진보/좌파 진영에 속한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부터 이 같은 성찰이 더 필요하고,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중국현대사, 그리고 우리 현대사를 통해서 직접 겪어 봤듯이 소위 "좌"와 급진, 그리고 야심가와 선무당의 음모와 칼춤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과 폐단, 그리고 재앙이 ('右'보다도) 더 크고 참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 10.31, 수정)


https://youtu.be/5MvF9OhI1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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