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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성 Oct 30. 2023

저녁 식탁과 부동산

이 문제를 놔두면 모두 개뿔

저녁이 있는 가족식사

"저녁이 있는 생활", 멋진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생활, 그런 가정이 실현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문제를 개선해야 하나? 말로만 한다고 그런 현실,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까?

가령, 아시안 게임에서는 물론 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가 수영, 육상, 체조, 축구, 농구,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따서 종합순위 1위 국가가 되고, 더 나아가 남북한 평화 통일까지도 되었다고 치자.

그리고 또 그렇게 된 어느 날 저녁에,  나라 안 어느 한 가정의 온 가족이 모두 모여서 "저녁이 있는" 식사를 하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이 가족은,

서울 강남에 주택 또는 상가나 오피스 건물 같은 거 한 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소유하고 있는 이 없다.


그렇다면, 이 가족이 과연 기분 좋고 행복하게 "저녁이 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정상적 상식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이고 가족이라면 말이다. "저녁이 있는" 운운 개뿔이 될 것이다.


모든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 연결

현재 대한민국 사회와 구성원이 당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 특히 경제적 격차 문제는 각 개인별 세대별 부동산 소유 여부와 정도, 그리고 각 지역별 위치별 부동산 가격과 시세차익 간 격차 문제와 밀접하고 불가분 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년 전 문재인 정부  초기 시절에 장하성 씨의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저서 보고, 그 내용 중에 부동산 문제가 없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고, 이해가 안됐고, 그래서 비로소 "분노"했었다.


부동산 문제, 핵심중의 핵심

그런 제목을 내 건 책이라면 응당 부동산 문제를 핵심 내용으로 다루었어야 했고, 그가 청와대 정책실장 임무를 맡은 후에는 응당 더욱더 부동산 문제의 구조적 원인과  근본적 해결방안과 점진적 단계적 대응방안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촛불의 성과를 가로채고 등장한 문재인정부의 장하성도 김수현도 김상조도 또 그외의 소위 586이니 뭐니 하던 떨거지들 모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못했던 걸까? 아무튼 모두 개뿔이 되었다.


"독점자본주의 단계"라는 말이 맞다면 그 독점의 중요한 대상중 하나는 부동산일 것이다. 칼 막스와 엥겔스가, 이 시대에 살고 있다면, 응당 '자본론' 안에 그 핵심 내용으로 부동산과 상속 문제를 포함시키고 (속 시원하고 명쾌한 해결책은 없더라도 문제점만이라도 입체적으로 규명하고) 고민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막스  엥겔스 모두 개뿔이 될 것이다.


내가 분노하는 이유

"왜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나는 바로 당신에게 분노했다. 왜 당신은 핵심문제인 부동산 불로소득 문제를 비껴가고 방치하고, 잡다한 이야기들만 늘어놓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김을 빼면서, 책 제목에 "분노하라" 했는가?

당신이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할 수 없기에, 그래서 분노했다.


평화, 통일, 공평, 정의, 저녁이 있는 삶..., 다 좋은 말이고 구호이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 상승, 지대 불로소득, 그리고 그것과 불가분하게 연결된 서울 강남 지역과 비(非) 강남, 그리고 수도권과 비(非) 수도권 지방 간의 부동산 문제,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의 지역 간 격차 문제와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 등 연관된 대응 및 조치문제..., 이 문제의 고리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모든 구호와 말들은 모두 개뿔 것이다.


대중을, 잠시 또는 상당한 기간동안 기만하고 환상이나 착각 속에 빠뜨릴 수 있을지 모르나 그러는 사이에 우리 사회의 기초와 조는 거품 속에서 부실해지고 썩어 문드러 지고 붕괴, 폭발할 것이다.


부동산 문제 해결 못하면 모두 개뿔

농촌이나 중소도시 가정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창원, 청주, 전주, 춘천 같은 광역시나 도청소재지 도시에 자기 주택을 소유한 가족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서울 강남에 살더라도 (소유가 아니고) 전세나 월세로 사는 가족이라면~? 부동산 제도가 현재와 같은 상태로 계속 유지된다면, "저녁이 있는" 류의 그런 말은 그야말로 '개뿔'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 (서울 하고도 강남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당신의 년간 근로소득의 몇 배 심지어 수십 배까지 되는 액수를 가만히 앉은 체로 불로소득으로 또 재산 형성으로 얻고 있는 이웃을 보며, 그래도 신경 쓰지 말고, "저녁이 있다, 행복하다, 그렇게 여기고 살아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개뿔.


지역 간 격차, 불균형 문제도 결국 부동산 가격 시세 차익과 그에 따라 귀속되는 각 개인 재산과 각 지역별 지방재정의 차이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외면하고 방치하고서 뭘 또 더 할 수 있다는 건가?



#부동산문제 #이_문제를_방치하고_미루고_외면하고_뭘_또_더하겠다는건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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