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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성 Oct 30. 2023

중국 농민 리핑쥔(鹿平钧)과 그 후손의 삶과 토지

자경농에서 고농까지


중국 농민, 리핑쥔(鹿平钧)

중국 농민 리핑쥔(鹿平钧)은 원래 10무(亩)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고, 그 땅 모두를 자기가 직접 씨뿌리고 경작하는 자경농(自耕农)이었다. 그 정도면 그 시대에 중국 농민으로서 그런대로 괜찮게 잘 산 것이었다. [사진. 1대, 리핑쥔(鹿平钧), 자경농]


1대, 리핑쥔(鹿平钧), 자경농



2대, 리타이싱(鹿泰兴)


리핑쥔(鹿平钧)의 아들 리타이싱(鹿泰兴)은 아버지 리핑쥔의 땅을 물려 받았으나, 아버지가 중병에 걸리자 약값 등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서 부득이 7무(亩)의 땅을 팔았고, 그후에는 남은 3무의 토지에 의지해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3무의 토지만으로는 식구들을 부양할 수가 없었으므로, 마을의 토호 바이빙마오(白秉茂)의 땅 몇무를 빌려서 그 땅도 경작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리핑쥔(鹿平钧)의 아들 리타이싱(鹿泰兴)은 자신이 소유한 소량의 토지와 함께 토호에게 빌린 토지도 경작하며 살아야 하는 반(半)자경농이 되었다.


리타이싱의 최대 바람은 자신의 아들 리싼얼(鹿三儿)을 장가 보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집은 너무 가난해서 아무도 그에게 딸을 주고 그와 사돈관계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리타이싱은 남은 3무의 땅 마저 모두 팔아서 돈으로 바꾸고, 아들 리싼얼을 장가 들이고 처를 취하게 해주었다.[사진.  2대, 리타이싱(鹿泰兴), 반자경농]


2대, 리타이싱(鹿泰兴), 반자경농


3대, 리싼얼(鹿三儿)

리타이싱(鹿泰兴)은 전염병에 걸려서 죽었다. 그후, 리타이싱의 아들이자 리핑쥔의 손자인 3대 리싼얼(鹿三儿) 부부는 허름한 초가집에 살면서 남은 몇푼의 돈으로 토호 바이빙마오(白秉茂)의 토지를 빌렸다. 빌린 땅의 소작료를 내고 나서 열심히 경영하면 수확은 자기 것이었다.


이렇게 3대 리싼얼(鹿三儿)은 소작농(佃农)이 되었다. 빌린 땅의 소작료 비율은 기본적으로 주인과 소작농이 5:5, 절반으로 높긴 했으나, 그들 부부에게는 여전히 생산 적극성이 남아 있었다.


리싼얼(鹿三儿)의 삶은 고달펐다. 그의 아내는 난산으로 죽었고, 그의 곁에는 어린 아들 헤이와(黑娃)만 남았다. 그는 쓸 수 있는 돈을 모두 아내 몸에 썼고, 최후에는 아내의 장례를 치러줄 돈도 없어서, 친척에게 돈을 빌려야했다. 이 무렵에 이미 리싼얼은 그해의 소작료(租金)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나 소작을 못한다고 살아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느 집이고 경지가 많아서 경작할 노동력을 고용해야 하는 집이 있으면 바로 그 집으로 찾아 가서 일을 했다.


마을의 토호 바이빙마오(白秉茂)는 자식이 없어서 토지를 자신의 동생인 바이빙더(白秉德)에게 물려 주고 죽었고, 리싼얼(鹿三儿)은 이제 바이빙더(白秉德)의 집에 가서 일을 했다. 바이(白)씨 집은 그에게 잘 해 주어서, 이렇게 리싼얼은 소작농에서 고농(雇农) 신세로 떨어졌으나, 그렇게 일해서 아들 헤이와(黑娃)를 키울 수 있었다.

3대, 리싼얼(鹿三儿), 소작농(佃农)


 4대, 헤이와(黑娃)

그후 바이빙더가 죽고, 바이자시엔(白嘉轩)이 바이빙더(白秉德)의 토지를 물려 받은 후에는, 리싼얼의 아들 헤이와가 바이자센(白嘉轩)집의 장공(长工)으로 일하며 살았다.


장공(长工)이건 단공(短工)이건 또는 밭에 나가 일하는 밀보리 일꾼(麦客)이건, 계절에 따라 고용하는 사람은 모두 고농(雇农)이고 지위가 없었다. 생산한 양식은 주인집 것이고, 토지의 용유권(拥有权)도 주인집 것이고, 단지 고용되어서 일하고, 때가 되면 약간의 돈을 받는 방식이었다.


밀이 익으면 수확하는 일이 바빠져서 토지(경지)가 많은 집에서는 밀 수확을 위한 일꾼을 고용해야 한다. 원래 자경농이었던 리펑쥔의 증손자, 4대손 헤이와(黑娃)는 이제는 집을 나서서 밀이 익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남의 집 밭의 밀을 수확해 주고 그 땅 주인에게 대가를 받는 고농(雇农) 일꾼, 즉, 맥객(麦客)이 되었다.


4대 헤이와(黑娃)



현재 대도시 시민들 거주 유형과 비유

지주는 다주택 보유자나 건물 보유자로서 그중 한 주택에 자기 가족이 살고, 나머지는 주택과 건물은 임대해 주고 임대료를 받는 자와 비유할 수 있겠다.


자경농은 현재 자기와 가족이 살고 있는 주택 한채만 보유한자라 하겠다.


반(半)자경농은 1주택 보유자이나 그 주택 구입 자금중 상당부분을 대출금에 의지했거나 주택이 농촌의 현이나 향에 있어서 일하고 있는 대도시에서 임차한 주택에서 살고 있는 경우에 비유할 수 있겠다.


소작농(佃农)은, 무주택자, 오직 세집을  임차해서 살고 있고, 자기 노동 수입의 많은 비율을 주택임대료로 집주인이나 건물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처지와 비유할 수 있겠다.


고농(雇农)은, 집세 낼 능력도 없어서, 오직 먹고 잘 수 있는 숙식 제공되는 밑바닥 일자리를 찾아 다니는 사람들의 처지와 비유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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