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사막화 지역에서 모래 폭풍이 발생할 때 사막지대로부터 모래와 황토 분진을 몰고 오는 바람을 중국 사람들은 ‘샤천바오(沙塵暴)’(이하 모래 폭풍)라 부른다. 이것이 매년 봄철에 한반도에 찾아오는 ‘황사(黃砂)’의 시작이고 근원이다.
모래 폭풍
즉, 중국의 서북부와 내몽고 황토고원 및 사막 지대에서 강한 바람이 발생할 때 지상으로 떠오르는 모래 입자 중 더욱 높이 고공으로 떠오른 미세한 황토 분진들이 황해를 건너서 한반도를 지나가는 현상을 우리는 ‘황사’라고 부른다.
모래 폭풍
강풍의 발생은 기상현상이지만, 사막화된 토지에서 강풍이 발생하면 즉시 모래 폭풍으로 변한다. 즉, 토지의 사막화는 모래 폭풍을 발생시키고, 모래 폭풍은 다시 토지 사막화를 촉진하고 확대시킨다.
베이징의 스모그(雾霾) 날씨
중국에서 일반 백성들이 모래 폭풍을 부르는 호칭은 ‘펑샤(风沙)’, ‘황샤(黄沙)’, ‘헤이펑바오(黑风暴)’ 등이다. 그러나 기상학에서는 발생 시의 바람과 하늘의 상황에 따라, 샤천바오(沙塵暴), 즉, 모래 폭풍, 그리고 양샤(扬沙)와 푸천(浮塵), 3개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째, 샤천바오(沙塵暴), 즉 모래 폭풍은 강한 바람이 지면의 분진과 모래를 끌어올려 대기가 혼탁하게 된 상태로, 수평가시도(水平能見度)가 1000m 미만인 현상을 가리킨다. 발생 시의 풍속이 9급 이상, 수평가시도 200m 미만이면 강샤천바오(强沙塵暴), 풍속이 10급 이상, 수평가시도 50m 미만이면 특강샤천바오(特强沙塵暴)로 구분한다.
둘째, 양샤(扬沙)는 강풍이 지면의 모래 먼지를 쓸어 올려 대기가 혼탁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셋째, 푸천(浮塵)이란 바람이 없거나 약한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흙먼지나 미세 모래 등이 대기 중에 고르게 떠다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발생한 모래 폭풍, 양샤(扬沙), 푸천(浮塵)이 도시내 대기 오염과 결합되어 형성하는 심각한 스모그(雾霾)가 갈수록 자주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우리나라에도 '미세먼지' 기후의 중요 원인이다.
모래 폭풍에 덮힌 중국 도시
한편, 모래 폭풍으로 인한 주요한 피해 형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래 매몰(沙埋)이다. 이는 모래 폭풍이 무서운 기세로 돌진할 때 같이 전진하던 모래 입자가 장애물을 만나거나 바람이 약해졌을 때 모래 먼지가 하강해 농경지, 마을, 공장 및 광산, 철도, 도로, 저수지 등을 뒤덮는 것이다.
둘째, 풍식(風蝕)이다. 강한 바람이 토양 내의 미세한 점토광물과 유용한 유기물질들을 쓸어버리고 운반해 온 미세한 모래가 토양 표면을 덮으면 비옥했던 농경지도 척박해지고 사막화가 진행된다.
셋째, 대기오염이다. 모래바람과 모래 폭풍 발생 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날아올라 부유하는데, 이 먼지에 유독성 광물질, 오염 물질, 병균 등이 섞여 사람과 가축, 농작물, 삼림 등에 피해를 준다.
모래 폭풍이 발생하려면 기본적으로 바람, 기류, 모래 3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바람은 모래 폭풍 발생의 원동력이며, 기류는 열에너지 조건이 되고, 모래는 기초 구성 물질이다. 지표상의 황토와 모래가 공중에 떠오르려면 강한 바람이 불어야 한다. 또한 지표면의 흙가루가 아주 작거나 물기가 없거나 뿌리로 지표의 흙을 움켜쥐고 있는 식물도 없어서 부슬부슬한 상태라면 더욱 쉽게 공중으로 떠오른다. 또, 지표가 가열되어 지표 부근의 공기가 가벼워져야 일단 떠오른 흙먼지가 다시 가라앉지 않고 떠다닐 수 있다. 중국의 신장, 닝샤, 칭하이, 간쑤, 섬서, 네이멍구 등 서북부지구에는 사막을 포함하는 건조지대가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겨울 가뭄이 심할 때는 이곳 지표면의 토양이 건조해져서 바람이 불면 황토 분진(沙塵)과 모래 먼지가 떠오른다. 이곳에서 떠오른 황토 분진이 상층의 강한 바람을 타고 한랭기류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베이징의 스모그(雾霾) 날씨
중국 서북부지구에서 발생한 황토분진의 이동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①네이멍구자치구 북부의 얼롄하오터(二連浩特), 훈산다커 사막 서부 지역과 주르허(珠日河) 초원 지역에서 네이멍구 화더(化德)와 허베이 장자커우 등을 거쳐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북쪽 경로.
②중국과 몽골의 접경 지역인 네이멍구자치구 북부의 아얼산(阿尔山)에서 남쪽으로 츠펑을 거쳐 베이징에 이르는 동북 경로.
③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하미(哈密)지역에서 산시성 타이위안(太原) 등을 거쳐 베이징 일대에 도착하는 서북 경로.
토지 사막화 문제의 재인식
사막화 토지
사막화란 원래 식물로 덮여 있던 땅이 불모의 땅으로 변하는 자연재해 현상을 가리킨다. 즉, 건조·반건조 지역 및 일부 반습윤 지역의 건조하고 바람이 많으며 토질이 나쁜 자연적 조건에 과도한 토지 이용 등과 같은 인위적인 영향이 더해져서 생태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사막이 아니었던 지역에 풍사 활동(風沙活動, 풍식, 거칠어짐, 사구 형성 및 발전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토지 퇴화 과정이 진행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자연현상으로 인한 사막화는 지구의 건조지대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기후 변화로 인해 국지적으로 사막화가 초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각지의 사막화의 원인은 대다수가 인위적인 원인 때문이다. 즉, 급속한 인구 증가로 토지를 과도하게 경작 또는 목축지로 사용한 결과로 지력 고갈과 사막화를 초래하고 있다. 지금의 이라크 영토인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지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농업과 문명이 발달한 지역 중 하나였다. 메소포타미아의 토양은 본래 매우 비옥했으나 장기간 과도한 농업 활동이 지속되면서 지력이 고갈되었고, 강 상류를 개간하면서 삼림을 남벌해 상류 토지가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결과 수토 유실과 홍수가 반복되어 사막으로 변했다.
사막화 토지
사막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 생산 기반인 토지의 생산 능력을 회생 불능의 상태로 소멸시킨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막화는 그 위협에 직접 노출된 국가와 인민뿐만 아니라 인류 모두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미 사막화의 피해를 입고 있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건조지구에 위치한 21개 국가의 약 3500만 명이 1980년대 극심했던 건조기(干旱期)에 가뭄과 한발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약 1000만 명은 고향과 조국을 등지고 떠도는 생태난민(生態難民)이 되었고,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거나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사막화 진행 정도와 피해 상황은 이미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도달해 있다. 원래 지구는 육지 면적의 2/3 정도가 삼림 지역으로 그 면적은 약 8170만㎢였다. 그러나 농경지 확대를 위한 대량의 삼림 훼손 결과, 현재 남아 있는 삼림 지역은 약 2800만㎢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전 지구상에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는 토지 총면적은 약 3800여만㎢로서, 지구 육지 면적의 1/4에 달한다. 이는 세계의 영토 대국인 러시아, 캐나다, 중국, 미국 4개국의 국토 면적 합계와 비슷하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100여 개 국가에서, 9억 명의 인구가 사막화의 피해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지구상의 사막화된 토지 면적은 매년 5만~7만㎢ 정도씩 확대되고 있다. 이는 대략 남한 면적의 1/2에서 2/3에 달하는 규모이다. 사막화는 필연적으로 생태 문제만이 아닌 경제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빈곤과 사회 불안을 초래하게 된다.
사막화 과정은 그에 대항하는 인류의 투쟁 과정, 즉 성공과 실패로 얼룩져 온 비장한 투쟁 과정과 함께 진행되어 왔다. 중국 외에 이집트, 이란, 모리타니, 이스라엘 등의 국가도 사막화 방지 방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집트는 수로건설을 통해 나일강 양안의 관개농업용 토지를 개척하고, 5개의 오아시스를 개발했다. 북아프리카 5국은 녹색댐 공사를 통해 사막과 접하고 있는 지역의 조림 면적을 증가시켰고, 사구(沙丘)의 이동을 방지했다. 이스라엘은 관개용수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독특한 사막농업을 발전시켰다.
한편, 사막화 방지에도 가장 어려운 과제는 자금 부족이다. 사막화로 인한 피해는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개발도상국가들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 국가들은 사막과 빈곤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재원 부족 때문에 사막화 문제에 효과적·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서는 이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인 기술 협조와 자금 원조가 필요하다.
농경지 사막화
중국 국가임업국 발표에 따르면, 2009년 말 중국 전국의 사막화 토지는 약 173만㎢로, 중국 국토 면적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북방의 풍사선에는 모래의 관리(治沙)를 위해 수개의 치사연구소(治沙硏究所)와 실험관측소가 설치되어 있고, 이를 통해 일정한 연구 성과들을 축적하고 있다. 또한 광역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식수와 재조림(再造林) 및 사막화지구 개발·관리 등 방면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공 사례도 있다. 이 중 섬서성 위린(楡林)과 신장성 허텐에서 사막화된 땅의 모래를 제거하고 주민들이 재정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