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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성 Dec 16. 2023

하나회와 검찰?

서울의 봄?

영화 '서울의 봄'

오랜만에 영화관, 집부근 상암 메가박스에서 '서울의 봄'을 봤다.

영화는? 글쎄..., 한 편의 제법 그럴듯한 다큐멘터리 기획물 같다는 느낌이다.  연출, 연기 다 좋긴 한데,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나 정도 나이 먹은 세대에게는 그 시절을 직접 겪으면서 이미 수차례 보거나 들은 이야기, 대강은 알고 있는 스토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다큐멘타리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게는 이 영화내용이 매우 인상적인가 보다. 그래서 이 영화 덕44년전인 1979년 12.12 사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또 다시, 다르게 재평가가 시작된 듯 하다. 매우 바람직하고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영화의 영향력과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소위 "하나회" 같은 사조직 회원 장교들의 사사롭고 유치한, 양아치하등 다를 바 없는 행태가, 현재 상황에서라면 국가권력기구이고 공조직인 검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겹쳐 보이기도 다. 하긴 "하나회" 같은 부류가 군부나 검찰에만 있을까? 소위 '민주화 운동권'에는 없을까? 문재인 정부 겪고 나서는 이런 생각도 든다.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힘의 본질이란  원래 그 정도로 유치하고 단순하지 않은가?

 '서울의 봄' 이후, 현재와 미래에는 누가 해방된 조국에서 다시 살아난 친일 매국노 같은 그런 세력, 그런 부류 될 것인가? 정재계, 학계, 사법, 입법, 행정부 도처에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부류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인생의 성공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 혹은 인생의 목표를 거기에 걸고 있는 듯이 보이는 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검찰을 포함한 사법부와 언론, 학계에 까지도...


1979년 12.12, 그날 난 입대 14개월 차 육군 사병으로 일병 계급장 달고 부천에 본부가 있는 보병사단 한 연대에서 군복무 중이었고,  인천의 계양산 자락 한 곳에서 연대 동계훈련 중이었다. 그날 밤 진돗개 원(1) 비상이 발령되었고 봉인된 M16 소총용 실탄이 지급되었다.

진돗개 1 은 전쟁이나 공비 침투 같은 상황이 실상황으로 발생했을 시에 걸리는 것이다. 당시에는 뉴스도 통제되, 또 통제된 뉴스마저 마음대로 들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갖가지 추측과 소문들이 떠돌았다.

제1, 제2, 제3 한강다리가 봉쇄되었다등등의 쑤근대듯 전달되는 을 들으며, 북쪽에서 대규모 무장공비를 보냈거나 전면전으로 내려 오는 그런 상황일 거추측을 했었다.


그 당시, 그때로부터 약 한 달 여전 10.26 때에도 그날 밤부터 비상이 걸려서 일주일 이상을 완전군장 꾸린 상태에서 잘 때에도 군화도 못 벗고 잤었다. 비상 걸린 첫날 그밤을 군화 신은 체 잠을 자고, 상 후 구보로 연병장 돌고 아침밥 먹으러  중대 식당에 가니 수근대며 하는 말로 "대통령 죽었다"는 말이 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뉴스로 보도가 되었다.

"박정희가 죽었다"..., 아무튼 그때는 유신체제에 반감과 염증을 느끼고 있던 터라 기뻤었다. 정말로 그랬었다.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렇게 온  '서울의 봄'에 사병 신분으로 부대 안에 통제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게 매우 답답했다. 그렇게 지내다 계양산에서 동계훈련 중에 12.12를 맞 것이다.


12.12 당시의 실제 상황을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81년 4월에 제대하고 복학한 후였다. (81년 9월 학기에 복학했다.)  그제서야 12.12 당시 내가 소속한 수도군단 소속 사단의 그 사단장이 반란군 편에 선 하나회 출신이었고, 만일 정승화 참모총장이나 장태완 수경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 등이 제대로 저항해서 큰 규모의 내전으로 라도 확대되었다면 나는 영문도 모르는 체 반란군의 한 부속품으로, 일개 사병으로 출동 명령을 받았을 것이고, 지급 받은 실탄을 M16 소총에 장전하고 출동해서 어디에선가에서 개죽음으로 소모되었을 수도 있었던, 그런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참 기분 더럽고 씁쓸했다.  


그때는 광주사태 진압도 끝났고, 우리 사단 연병장에 '삼청교육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박정희가 만들어 놓은 유신체제 하 절차를 거쳐서 전두환이 체육관에서 대통령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엿같은 나라라고 생각했었다.


즉흥적 돌발 회고는 여기까지...


해방된 조국에서 살아나 설친 친일 매국노 같은 부류가, 영화 '서울의 봄' 이후는 검찰 말고 누가 될 것인가? 답답한 중에도,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12.12, #서울의봄, #하나회, #장태완, #정병주, #김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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