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밤

그리움을 유영하는 밤

by 달보드레

새벽녘, 가만히 앉아 별을 떠올린다. 어릴 적 나는 길쭉한 색종이로 오동통한 별 접는 걸 좋아했고, 바사삭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를 내며 입속을 침범하는 별 과자를 좋아했으며, 침대 위 천장엔 야광 별로 수 놓인 밤하늘이 있었다. 그 별들을 헤다 까무룩 잠에 들었고, 곧 꿈속을 헤매었다. 별을 참 좋아하던 나였는데, 요즘은 시선 끝에 별이 닿는 순간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어느덧 하늘을 올려다볼 틈도 없이 바쁜 나이가 되었고, 빽빽이 들어선 빌라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별들이 반짝이는 틈새를 좀처럼 내어주지 않는다. 욕심 많은 건물들 사이, 나의 밤하늘은 점점 더 좁아져간다.

가끔 본가에 가면, 이곳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밤이 되면, 누군가 다이아몬드를 콕콕 박아놓은 것 같은 별들이 사뿐히 춤을 추기 시작한다. 쏟아질 것만 같은 황홀한 풍경에 오랜만에 고개를 치들고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곳에 우뚝 서서,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한참을. 그리 떨어진 곳도 아닌데, 밤의 풍경이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다.

스스로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있자면, 기특하기도, 미안하기도 하다. 별들은 늘 같은 자리를 지켰을 텐데, 그 자리 그대로 빛나고 있었을 텐데 한참을 알아봐 주지 못했음에 미안하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알아차림에 연연하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우리의 세상을 환히 비춰줌에 기특하다. 윤동주 시인이 그랬었지.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시를 헨다고. 이 밤, 잊고 지내온 기억들이 내게 인사를 건넨다. 별 하나에 색종이 접기를 좋아했던 어린아이와, 별 하나에 까마득한 어린 꿈과, 별 하나에 여전히 눈물방울이 솟아날 듯 따끔한 기억과, 별 하나에 나의 귀를 후벼주던 그녀의 따뜻한 무릎.

오늘 밤엔 틈 없이 가득 찬 별들 사이를 유영해야지. 그렇게 별들의 반짝임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그 힘으로 내일을 살아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