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모양의 사랑과 직사각형의 사랑

형태와 온도와 속도의 차이

by 박시은

벌써 나도 내년이면 29살에 접어들면서 서른을 목전에 둔 나이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서울로 상경해서 20대 후반의 언니들을 동경했던 어린 나는 언니들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엄청 크게만 보였던 언니들의 등에 비해 나는 왜소했고, 끊임없는 고민만 가득한 스물아홉이 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너무나 많은 고민에 생각을 놓아버린 스물 아홉일 수도.


28살과 함께 내 3번째 연애도 끝이 났다. 2년 동안 열심히 사랑했던, 그 중 1년은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잡았던 그의 손을 드디어 놓았다. 사실 좀 무섭긴하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이 휴식기가 참 안정감이 든다. 2년을 마치 전쟁터에 있다 온 사람처럼 마치 원래 내 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다. 이 연애는 교통사고 같았다. 첫 만남도, 3번의 헤어짐도 모두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찾아왔다 갑자기 떠나갔다.


별 모양의 사랑과 직사각형의 사랑

나는 본래 사랑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데 '나의 사랑'이 어떤 형태인지는 몰랐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떤 형태로 상대에게 주어지고 있는지, 어떤 온도로 전달되고 있는지 말이다. 별 모양과 직사각형은 서로 결합될 수 없는 것 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맞춰가기 위해 대화하면서도 이게 가능할까?라는 물음이 많이 들었다.


별에 직사각형을 넣으니 많이 부셔졌다. 찢기고, 터지고, 구겨지고. 그러다가 한번씩 별 모양이 되었을 때의 그 뿌듯함은 기분이 좋으면서 슬프다. 너도 별이 되기 위해 많이 노력했겠지? 너의 노력을 생각하니 마냥 뿌듯하지만은 않다.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한 나의 사랑은 누군가에게 부담이 될 수있는 사랑이었고 누군가에겐 부족한 사랑이었다는 것과 나에겐 너무나도 차갑던 온도는 누군가에겐 적당한 온도일 수도 있다는 것.


그렇기에 사람들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외치는게 아닐까. 사랑에 지쳐서? 사람에 지쳐서?

모든 걸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20대지만 이젠 그와 헤어진 이유는 수 많은 이벤트를 한 문장인 '성격이 맞지 않아서'로 압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랑은 너무도 거대해서, 내 분노와 슬픔은 사랑의 크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체없는 분노와 슬픔은 실체없는 사랑과 너무나도 닮아서. 깊은 수렁마저 내 사랑의 깊이 같아서.


그럼에도 사랑의 힘을 잊어선 안된다는 것을 삶이 헤져있을 때 한 명씩 나타나서 일깨워준다. (나는 이들을 사랑의 귀인이라고 일컫는다.)

아, 나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지. 나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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