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고양에 언제 가볼 고양?

2017.09.20 스타필드 고양에 처음 가본 그 날.

by 최성민

주말에 스타필드 고양을 갔다 왔다. 내 몸처럼, 내 피부처럼 매고 다니는 크로스백이 고장이 나서 수선을 맡길 겸 해서 갔다 왔다. 그 거대한 규모와 위용에 대해서 인터넷을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에 구경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몰고 갔다 왔다. 우리 집에서 가까웠다. 소문에 주말에는 9시 50분에는 도착해야 기다리는 시간 없이 주차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오후 한시에 출발했고 역시 주차하는데 한 20분 정도 기다렸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기다리지 않은 것 같았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들어서니 정말 거대하다. 정말 크다. 3층 건물에 전체적으로 타원형 모양이다. 타원형 가운데는 뚫려서 3층부터 지하 1층까지가 다 보이고 천정은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서 하늘빛이 잘 들어온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데 매장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는데도 한참이다. 그리고 규모가 큰 만큼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 비율은 비슷해서 걸어 다니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쾌적하다.


우리는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인터넷으로 난리인 스포츠 몬스터도 봤는데 체험해볼 수는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젊은 사람이 많았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농구장도 있고 퐁퐁(서울말로는 방방)도 있고 VR 체험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이것저것 많았는데 생각보다 내부가 넓지가 않은 것 같았다. 애들이 옛날 같았으면 밖에서 뛰어놀았을 텐데 이 좁은 공간에 이런 걸 채워놓고 돈 내고 놀라고 하니 씁쓸한 기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쇼핑몰에 현대자동차 부스가 있어서 마치 모터쇼처럼 차를 구경하고 문을 열고 앉아볼 수도 있었다. 이 차 저 차에 앉아보았는데 참 새 차가 좋기는 좋더라. 우리는 그랜저가 부의 상징인 것처럼 알고 지낸 세대라 역시 그랜저는 빼먹지 않고 타보았다. 역시 좋았다. 운전석 시트가 전자식으로 움직였다. 오호!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큰 필요는 없다. 차는 거의 한 달에 한두 번 탈 정도로 사용빈도가 크지 않다. 아직 우리 차는 잘 가고 있다. 21만 킬로를 향해가고 있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샘 부스였다. 마치 모델하우스처럼 이런저런 인테리어로 집 안을 꾸며 놓은 것을 보았는데 신기하고 좋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집. 깔끔한, 새로 지은 메이커 아파트에 있을 법한 공간을 구현해 놓았다. 누구나 저런 공간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서울에 사는 우리 또래의 보통 사람들은 그런 공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자기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공간만 있어도 다행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았다. 티브이에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공간을 돈만 주면 만들어준다는, 돈만 있다면 나도 그런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그런 욕망을 끓어오르게 하는 곳이었다. 마치 모터쇼처럼.



또 신기했던 곳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였다. 난 마트 구경 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창고형 마트는 처음이었다. 정말 창고형이었다. 내가 예전에 일했던 홈플러스는 매장 뒤쪽에 있는 창고를 ‘후방’이라고 그랬는데 그 후방이 매장으로 나와있었다. 여기서 신기한 것은 고기 코너였다. 쭉 둘러보기에 다른 것들은 그다지 동네 마트에 비해 싸게 파는 것 같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호주산 소고기를 무지하게 싸게 팔았다. 거의 2Kg에 3만원 정도로 팔았다. 이건 정말 놀라웠다. 소고기 등심을 마치 삼겹살 떨이하듯이 엄청 쌓아서 랩으로 포장이 돼있었다. 대단했다. 근데 이상하게 먹고 싶지는 않았다. 소고기를 그렇게 막 쌓아서 아무렇지 않게 포장해 놓으니까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신기해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엄청나게 큰 피자를 사서 거기서 저녁으로 몇 조각을 먹고 집에 왔다. 나올 때 여기 왔으니 그래도 기분은 내야지 싶어서 엄청 싸게 나온 오렌지 주스 두 개 묶음을 사들고 나왔다.


쇼핑몰은 정말 욕망의 용광로다. 사고 싶은 것들, 가지고 싶은 것들이 반짝반짝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들어오면 편하고 안락하다. 더운 날 시원하고 추운 날 따뜻하다. 배고프면 맛있는 것들이 눈앞에 가득하다. 와 정말 안되는 것이 없다. 돈만 많다면. 돈을 쓰고 싶은 욕구가 들끓게 만든다. 역시 소문답게 거대하고 신기하고 재밌었다. 하지만 너무 크고 너무 많이 걸었다. 여기 들어오면 진짜 돈 안 쓰고는 못 배기겠다 싶었다. 여기 이렇게 살게 많아! 여기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돈 안 쓸래? 여기 이렇게 싼 게 있어. 이래도 안 살래?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유혹을 이겨내고 피자와 오렌지주스만을 사서 집에 왔다. 후훗 우리가 자랑스럽다. 집에 와서 몇 조각 남은 피자와 오렌지주스를 같이 나누어먹고 남은 피자는 냉동실에 얼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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