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업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2023.07.06

by 최성민


회계, 세무 업무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모르는 어떤 이들은 단순히 돈계산, 어떤 사람들은 수학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실제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소형 회계사무실 근무세무사부터 상장기업 회계팀까지 이 깨알 같고 깨알 같은 회계 세법의 구렁텅이를 무려 15년간 굴러본 사람으로서 나는 회계, 세무 업무의 본질은 청소, 정리정돈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많은 일을 벌리고 벌린다. 무수하게 많은 일들 속에 거래가 발생하고 그 거래가 돈이 되어 내 통장에 입금된다. 우리는 돈 버는 것이 중요하지, 돈 버는 동안 주변이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돈 다 벌고 정리하면 되지 하고 생각하지. 우리 회계쟁이 세무쟁이들은 그 일련의 과정이 다 일어나고 난 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처럼, 돈이 들어오고 나간 것을 정리하기 위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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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오는 그네들(영업팀)이 나름 정리해놓은 것들을 받아서 회계, 세법적 절차를 다시 확인하고, 맞게 수정하며, 손익을 확정하여 높으신 분들에게 보고하고, 재무제표를 만들어 회계감사를 받고, 확정된 손익을 바탕으로 세금을 신고하여 납부하는 일련의 과정을 우리 청소부들이 진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강력한 노가다 작업을 수반한다. 괜히 상장회사 회계, 세무팀이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업무는 항상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회계, 세무 데이터가 필요한 곳이 많기 때문에 무수한 자료 요청을 받아 그들은 항상 시간이 모자라고, 피곤에 절어있다.






여기서 더이상 세세한 것은 말하지 않겠다. 더이상 세세하게 말하면, 내가 이 업을 옹호하는 느낌이 들까 봐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시점이다. 회계와 세무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과거에 산다. 과거에 돈 번 것, 과거에 돈 나간 것을 맞추고 증빙을 찾는다. 사람들은 이미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을 우리는 뒤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돈이 들어오고 나간 것으로 끝났지만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회계 규칙에 맞게 정리하여 보기 좋게 표를 만들어 공개된 곳에 게시를 해놓아야 하기도 하고 만든 표를 바탕으로 나라에 세금을 내기 위해 다시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살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일이 이런 특성에 의해 지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이 회계사와 세무사다. 과거의 데이터를 규정에 맞게 정리하고 재조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적이긴 하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쉽게 대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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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각종 아이티 기술의 발달로 예전보다 업무 속도가 빨라지고, 쓸데없는 잡무가 많이 줄기는 했다. 덧붙여서 과거의 데이터에서 어떤 법칙이나 규정을 찾아내는 것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사람보다 빨라진다면, 기존 사례의 해석사례를 찾아내서 업무를 진행하는 세무사나 회계사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큰 타격이 되기도 할 것이다.






회계, 세법으로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할 수 없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줌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어떤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부가가치를 만들게 되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우리 업을 하는 사람들의 포지션은, 결국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조력자. 그것도 아주 수동적인 조력자로서의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은 미래를 알려주는 사람을 원한다. 미래를 알려주어 내게 경제적 이득을 주는 사람을 원한다. 단순히 절세를 해주는 것, 거기서 파생되는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냥 오늘 당신을 도와주는 것뿐이다.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대체 가능한 것이다. 이때까지는 누구나 할 수 없고,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인공지능의 발달하면 이제 그럴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회계, 세무가 과거의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차적인 업무였다면, 인공지능이 발달하는 앞으로는 회계, 세무 데이터로 미래를 알려주는 무엇인가로 가야 한다. 그런 게 뭐가 있을까. 가슴이 뭔가 답답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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