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랑 키즈카페에 갔어요.

사랑하는 나의 보물, 하성이와 하유에게

by 오즈의 마법사



얘들아, 잘 지내고 있지?


지난 크리스마스 때 할머니 생일에 다녀간 후 하성이가 기침을 많이 한다는 아빠의 전화를 받았단다. 할머니는 하성이 알레르기가 걱정되어서 목욕도 하고 새로 산 옷을 입고 갔었거든. 감기인지 알레르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를 만나고 나서 그런다니 정말 미안하고 걱정이 되더구나. 지금은 좀 괜찮아졌는지 궁금하다.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너희들이 매주 금요일에 유치원이 끝나면 할머니 집에 와서 하룻밤을 자고 토요일에 돌아간 시간을 추억으로 남겨 놓으려고 해.


2024년 7월 5일부터 6일까지의 일들이란다. 하성이는 여섯 살, 하유는 다섯 살이었어.

7월 5일은 금요일이었어. 유치원을 마친 너희들을 엄마가 데리고 왔단다. 마침 그날은 할아버지가 쉬는 날이어서 너희들이 신나게 놀 장소를 미리 찾아두었단다. 차를 타고 10분 정도만 가면 있는 키즈카페야. ‘키즈다쿵’이라는 곳이었지. 엄마를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고 우리는 키즈다쿵으로 갔단다. 사실 할머니는 키즈카페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어. 예전에 하성이가 할머니 집에 있을 때는 가본 적이 없었지. 그땐 주말에 하성이가 엄마 집으로 가면 너희 네 식구가 가끔 갔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키즈카페에는 여러 가지 놀이 시설이 많더구나. 하성이는 제일 좋아하는 낚시놀이를 하러 갔고, 하유는 자동차 타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지. 엄마가 말해주길 어른들은 자리에 앉아서 너희들이 안전하게 노는지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셔가며 너희들을 지켜보았지.


“할머니, 어디 가지 말고 여기 꼭 있어.”


하유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할머니와 같이 놀자며 여기저기 손을 잡고 다녔단다. 하유와는 병원 놀이도 같이하고 과자도 사 먹으며 재미있게 놀았어.

하성이는 낚시놀이에서 장난감 모형 물고기를 많이 잡았지. 세 마리를 잡으면 키즈카페 이모들이 사탕이나 젤리로 바꿔 주었거든. 그게 재미있었는지 한 시간을 그렇게 놀더구나. 물론 한 움큼 받은 젤리를 하유에게도 나누어 주었지.


“할머니, 나 물고기 많이 잡아서 젤리 많이 받았어. 이거는 하유에게 줄래.”


꼬마 기차도 타고 놀다가 이젠 네 명이 가발을 써 보기로 했지. 색깔별로 있는 가발을 쓰고 서로 바라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그 모습을 사진으로도 남겨 두었단다.


두 시간을 놀고 나니 저녁 시간이 되었어. 너희들이 좋아하는 조개탕을 먹기 위해 집 근처 식당으로 갔단다. 마침 하성이가 좋아하는 산 낙지도 같이 주문했지. 할머니는 아직도 먹지 못하는데 너희들은 꿈틀거리는 산 낙지를 잘 먹더구나. 아마 아빠 닮은 것 같아. 아빠도 너희 나이 때 해산물이랑 산 낙지를 정말 좋아했거든.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지.


토요일인 다음날이었어. 하성이는 원래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라는 걸 알고 있지. 그때도 아마 6시쯤 일어난 것 같더라. 하유도 형아 따라 덩달아 일찍 일어났단다. 할머니는 더 자고 싶은데 말이야. 어쩔 수 없이 아침을 일찍 해 먹였단다. 밥을 먹고 정리해도 8시밖에 되지 않았지.


“할머니, 우리 산책하러 나가요. 곤충 있나 찾아봐요.”


여름이어서 아침 8시만 해도 햇볕이 따가웠지. 모자를 쓰고 곤충채집망을 하나씩 들고 출동했지. 할머니가 다니던 산책길을 하성이도 아는 길이라 그쪽으로 둘이 앞장서서 가더구나. 무당벌레가 있는지 풀숲을 헤쳐보고, 개미가 땅에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찾으러 다니는지 길가에 앉아서 보기도 했지. 그때 하유가 말했단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아, 이거 비둘기 깃털인 것 같아.”


아침 산책길에서 비둘기 깃털을 관찰하는 손자들



신기한 듯 둘이 쪼그리고 앉아 관찰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귀엽던지, 지금도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집으로 들어왔지. 그리고는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있었지. 매주 토요일이면 문화센터에 갔었단다. 빨간펜 문화센터 기억나지? 어린이집 다닐 때 친구 엄마가 추천해 줘서 가게 되었던 곳이야. 10시에 시작하는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녔었지. 매주 다양한 경험을 했던 곳이잖아. 만들기도 하고 영어 수업도 하고, 가끔 역사도 듣는 그 시간이 너희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단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 줄게.


할머니가 지나간 이야기를 이렇게 편지로 쓰는 이 시간은 항상 우리 강아지들이랑 같이 있는 느낌이라서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야 . 하성이도 하유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렴.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만날 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여기서 안녕. 사랑한다. 우리 강아지들.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언제나 너희들을 사랑하는 할머니가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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