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문학상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어요

by 오즈의 마법사


30년의 직장생활과 6년간의 손주 돌봄을 지나 오롯이 저를 위해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해를 넘겼습니다. 브런치를 알게 되어 글을 발행한 지도 14개월이 되었습니다. 많은 작가님을 알게 되고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잘 지내오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이렇게 위로가 될 줄은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그냥 글을 쓰는 자체가 좋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 다니며 글을 써 오는 시간 속에서 어딘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공모전 문을 두드렸습니다. 예상대로 결과는 번번이 '낙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는 대신, 모래를 뿌린 듯 더 잘 미끄러지는 그 미끄럼틀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미끄러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며 또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언젠가는 미끄러지지 않고 멈출 날도 있으리라는 긍정 에너지를 갖고서 말이죠.


지난 4월 9일 한 문학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응모한 수필이 당선되었다고요.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마음이 멈춰버렸습니다. 등단하려면 책을 구매하는 조건과 심사비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뭔가 이상해서 좀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곤 바로 소위 작가님께 전화를 드려 여쭤봤습니다. 아무래도 등단하신 작가님이시라 저보다 많이 아실 것 같아서였지요. 소위 작가님께서는 돈을 받고 등단해야 한다시며 거절하는 게 옳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러고 비슷한 시기에 응모한 다른 문학상 원고도 혹시 그런 곳일까 봐 아예 파일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공모전에 제출할 원고를 쓴 후 퇴고해서 보냈습니다.



시험 기간과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그동안 브런치에 잘 들어올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야 할 학교 공부와 과제, 시험, 그리고 수필과 동화 공모전을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지난 28일이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황 선생님…….”

“어디이신가요?”

“삼강문학상입니다. 황 선생님의 수필이 신인상에 당선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는 반가운 마음보다 미심쩍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혹시 책을 강매하는 그런 문학상이라면 거절하겠습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아니에요. 저흰 절대 그런 곳이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믿을 수가 없어 염치없지만, 소위 작가님의 조언을 구한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없으니 불편한 조건만 없으면 수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편집 주간님과 통화하여 당선 소감과 소개 사진을 보내드렸습니다.



계속 두드리니 어느 한 곳에서는 문을 열어주기도 하더군요. 수차례 공모전에서 떨어지며 배운 점은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음은 없다는 것입니다. 마감일 전날까지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완성된 원고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퇴고에 공을 들여도 부족하다는 뜻이겠지요.



‘덕업일치’를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원래 저도 좋아하는 일이 곧 잘하는 일이 되도록 그냥 열심히 글을 써 왔습니다. ‘덕질’이 직업이 될 수 있는 기초 다지기를 했던 거였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남아있는 꿈을 위해 저는 또 공모전의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큰 그릇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는 뜻의 ‘대기만성 大器晩成’이 있습니다. 원래 <노자>에 실린 ‘대기면성 大器免成’을 잘못 표기하면서 생긴 말이라고 합니다. 원문에 실린 ‘면免’을 옮겨적는 과정에서 ‘만晩’으로 잘못 표기해 오늘날 ‘대기만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대기면성’은 ‘진정 큰 그릇에는 완성이 없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큰 그릇이 되는 과정은 마침표를 찍는 '완료형'이 아니라, 끊임없이 채우고 다듬어가는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모두 지금을 사랑하며 계속해서 완성해 나가는 ‘대기면성’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요일 연재
이전 06화브런치 작가님들과 벚꽃 놀이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