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놀이
모래 놀이도 낚시 놀이도 다 좋아
사랑하는 보물 나의 손자 하성이와 하유에게
날씨가 무척 덥구나, 시원한 물 자주 마시면서 여름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
지난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유치원에서 여름 캠프를 다녀왔지? 오늘 알림장에 온 사진을 보니 재미있게 지내다가 왔나 보더라. 할미도 친구들이랑 포항에 1박 2일로 여행 다녀왔단다. 하성이가 할미 친구 이름도 잘 아는 그 친구들 말이야. 아마 네가 캠프를 가지 않았다면 또 따라가고 싶다고 떼를 썼겠지.
일요일 저녁에 아빠가 사진을 보내 왔더라. 사진으로 보아선 잘 몰랐는데 식당 놀이방에서 놀다가 이가 빠졌다더구나. 엄마는 그 소중한 이를 찾느라고 애를 먹었나 보더라. 첫 번째 이는 아빠가, 두 번째 이는 치과에서, 세 번째 이는 놀이방에서 빠졌다니 할미도 기억하고 있을게.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책을 먼저 읽는다고 아빠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었어. 동생 하유도 하성이 옆에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더구나. 아침 책 읽기는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뭐든지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법이야.
오늘은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까? 하성이도 궁금하지?
28개월쯤 되었을 때는 모래 놀이 세트를 할미가 사 주었어. 하성이가 모래 놀이를 좋아해서 집에서도 놀 수 있게 할미가 마련해 주었단다. 공룡이나 자동차와 함께 모래 놀이하며 잘 놀았지. 촉감 놀이에는 모래놀이가 단연코 최고지. 어떤 엄마들은 치우기 힘들어서 안 사 준다고 하더라. 할미는 치우는 것 하나도 안 힘들었어. 알지? 하성이가 좋으면 할미도 좋았어.
그즈음에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이 생긴 하성이는 바다 생물 장난감도 30여 종 세트로 할미가 사 주었어. “할미, 오징어는 영어로 뭐야? 문어는 영어로 뭐야?” 할미는 인터넷에서 찾은 다음 발음을 들려주었지. 할미 발음보단 원어민 발음이 더 좋으니까 그렇게 했어. 몇 번을 듣고 따라 하더니 그 많은 바다 생물을 영어로 줄줄 외우더구나.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엄마 아빠에게 보내 주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했어.
2022년 3월 5일에 있었던 일이야. 32개월째 접어드는 날이야.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은 하성이에게 또 다른 선물을 준비했지. 할부지랑 마트에 가서 낚시 놀이 세트를 사 주었어. 튜브에 바람을 넣고 물을 반 정도 채운 다음 바다 생물을 띄어 놓았지. 그러면 낚싯대로 할부지가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둘이 같이 대결을 했지. 누가 고기를 더 많이 잡는가 하는 놀이였어. 고기에 자석이 붙어 있고 낚싯대에도 자석이 붙어 있었는데 처음엔 쉽게 잡질 못했어. 마음이 급한 하성이는 손으로 잡아서 낚싯대에 붙여서 잡곤 했지. 그러면 할부지가 반칙을 쓴다고 삐지기도 하고 그랬지. 수 세기는 이미 다 알고 있어서 할부지가 장난으로 속이려고 하면 하성이가 다시 세기도 하고 그랬어. 하하하.
매일 목욕 놀이할 때도 바다 생물과 함께였지. 할미는 바깥 놀이로 다 채워지지 않는 놀이를 집에서도 해 주려고 했단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영어도 알게 되고 간접적이지만 생물들을 알게 되니 좋았어. 하성이가 음식 중에서도 해산물을 최고로 좋아하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일 수도 있어. 그리고 할미가 반찬 하려고 오징어를 사 오면 꼭 오징어를 달라고 해서 조물조물 가지고 놀기도 했어.두 마리를 사오면 한 마리는 반찬용으로, 한 마리는 하성이 놀잇감이었지. 의자에 올라서서 싱크대에서 가지고 놀았던 오징어는 할미가 냉동실 넣어두었다가 다음날 또 놀이하도록 꺼내 주기도 했단다. 기억나지 그 촉감?
유치원에서 열리는 영어 스피치 콘테스트는 할미가 못 갈 것 같구나. 미안해. 응원해 주러 가고 싶었는데 한 가정당 한 명만 참석하라는 유치원 공지가 있었다는구나. 엄마가 대표로 참석할 거야. 할미가 안 가도 하성이랑 하유 둘 다 원래 하던 대로 해. 잘 하는 아이들이니까 걱정은 안 해.
다음 주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를 할미가 기도할게.
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렴.
사랑한다. 우리 아가들~
2025년 7월 8일
할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