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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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을 했던가.
내 글과,
전능하신 하나님의 글,
을 비교한다면.
어떤 묘사가 와야 할까. 비교하여 비유하여 묘사해보자면 다음과 같으리라.
이를테면-.
동굴 속 원시인이 있다. 어느날 그, 혹은 그것은 우연히 자신이 다루던 몽둥이가 잘못 튀어 코를 맞는다.
시큰하다.
아픔도 잠시, 눈을 뜨니 코피가 튀어 동굴 벽면에 묻었다.
어떠한 감흥도 없이 지나가려던 원시인은 문득 묻은 그 자국을 보고,
'꽤 괜찮네.'
란 감상을 갖는다.
글도 지성도 언어도 문학도 없으나,
그 튄 자국에 대하여
원시인에게 있어선 최초의 기호일 것에 대하여
그, 혹은 그것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게 '내 글'과 내 모든 문학이다.
거기에,
하나님의 글을 비유하자면-.
그건 당연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가가 혼을 실어 적어낸
'공전의 역작'일 것이다.
장편, 대서사시.
압도라는 말로도 부족한 기호와 감흥, 역사와 지식, 깨달음과 아름다움이 버무려져 언어로 적힌 문학적 예술의 최고치.
그런 대문호의 글과-,
어느 원시인의 희미한 발견.
앎으로 적힌 글과
우연히 튄 코피의 모양 정도.
인격도 인품도 지성도 언어도 글자도,
문학도 미학도 매혹도 깨달음도 조형도 없는
문명 이전
원시인의
자신이 적은 것조차 아닌
글조차 아닌
언어조차 아닌
무엇.
그 정도가
굳이 비유를 한
전능자의 글과
내 글의 차이일 테다.
무한과 유한을
언어로 적은
구차한 비유이나
이게 내 최고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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