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으면 괜찮은 줄 알았다

야간근무의 끝에서, 몸 하나 무너진 한 주의 기록

by 자신감힐러


지난주 야간근무는 나에게 또 한 번 지독한 한 주를 안겼다.
월요일부터 몸이 욱신거렸다. 감기는 늘 그렇듯 조용히 시작됐다.

야간 퇴근 후 곧장 병원으로 향해 영양제를 맞고, 잠깐 눈을 붙인 뒤 다시 출근했다.
‘이 정도면 괜찮아지겠지.’
늘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해 왔다.

하지만 숨을 쉴 때마다 목이 찢어질 듯 아팠다.
밤은 길었고, 통증은 생각보다 깊었다.
하루를 더 버틴 뒤, 회사 동생 차를 얻어 타고 읍내 병원으로 갔다.
원래 있던 비염에, 심하게 부은 목.
또다시 몸살 수액을 맞았다.

조금 나아진 것 같다가도,
출근 준비를 하며 밀려 있던 집안일을 보는데
갑자기 설움이 밀려왔다.
이유는 없었다. 아니, 이유가 너무 많았을지도 모른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누가 시킨 삶도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었고,
누구도 등 떠민 적 없는 삶이었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원망할 대상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남편과 아이들 앞에서 결국 울분을 쏟아냈다.
말을 하고 나면 후련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남은 건 미안함뿐이었다.
몸은 이미 지쳐 있었고,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너덜너덜해졌다.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는지
딸은 반려묘 사진을 보내며 힘내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아들은 “빨리 취업해서 엄마 쉬게 해 줄게”라고 했다.
그 말이 고맙고, 또 아팠다.

사고 한 번 안 치고
성인으로 잘 자라준 아이들인데,
혹시 내 무너진 모습이
아이들 마음에 짐이 되지는 않았을까
그 생각이 오래 남았다.

남편은 말없이 카드를 내밀며
“차 한 잔 사 마셔”라고 했다.
그 한마디에 또 마음이 무너졌다.

아프지만 않으면
이 삶은 어떻게든 견뎌진다.
그런데 삶이 무너지는 순간은
대단한 불행 때문이 아니라,
몸 하나 아픈 데서 시작된다는 걸
이번 주에 알게 되었다.

언제쯤이면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두렵지 않고,
몸에 활력이 돌고,
마음까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질문만 품은 채
하루를 조심스럽게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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