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난 흰 양말
새하얀 양말
깨끗하고 순수한 새하얀 양말
신나게 뜀박질 한 날엔
비누칠을 두배로,
비벼대는 빨래도 두배로,
조금 꺼멍이 남은 발바닥을 감추는
여전히 흰 양말
김칫물이 베어든 날
비누칠을 세배로,
비벼대는 빨래도 세배로,
분홍빛이 희미하게 남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해
여전히 흰 양말
엄마한테 들키면 어쩌지
더욱더 말똥해지는 밤이 지나
아침에 하얀 척하는 내 양말을 꺼내본다
동생이 보면 따라 하니까, 넌 하얗게 이었어야 해.
넌 큰 딸이니까. 깨끗하게 있어야 해.
넌 여자애니까. 얌전하게 신어야 해.
이제는, 한쪽만 남은 구멍 난 내 양말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는,
이제 하얀 척도 할 수 없는,
그냥 그대로 내 양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