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피치톤으로 볼 터치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유리창 너머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
눈을 돌려 쳐다보게 되었다.
짐수레에 검정 봉투를 두세 개 묶어 끌고 가는 아주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요즘같이 더운 날,
오늘같이 뜨거운 오후 2시 30분인데,
이 시간에 깡통을 줍고 플라스틱을 담나 보다.
나이 드신 분이 움직일 거란 생각에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장미 화단 끝에서 물을 마시나 본데,
검정 봉투 안에서 그냥 꺼내 마시기에
시원한 얼음물을 담아 나가려다
살짝 보이는 얼굴이 나랑 비슷한 나이대였다.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베푼 친절이 그 사람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얼음물 담은 컵을 내려놓게 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블루 치마에 흰 셔츠를 입고
시원해 보이라고 블루 스카프까지 어깨에 걸친 내 모습이,
이 더운 날 얼굴이 빨갛다 못해 벌게진 그 아주머니에게
시원한 얼음물을 드린다는 게
왠지 부끄러워진다.
좀 더 어려 보이겠다고 볼터치를 한 내 얼굴이
더욱 빨개지며,
차마 유리문을 열고 나가지 못하였다.
그 아주머니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2025년 8월 더워도 너무 더운 날
이렇게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