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게 이렇게 슬픈 일이에요?
명자 이모가 가게에 들어온다.
오늘은 내가 보자고 했어. 계산 다른 애들이 할까 봐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왔어
80세가 되신 명자이모!
소아마비로 태어나 한옥기둥에 기저귀천 묶어 거꾸로 다리올려잖아
심장에 혹 있어 세브란스에서 수술했고
무릎 연골 다 닳아 그때 서울 가서 줄기세포도 했지
줄기세포 2년 만에 다시 무릎 안 좋아 질질 끌고 다니다가 지난번에 빈센트에서 양쪽 무릎 수술 하고 이제 조금 걸어 다니는데
하루사장!
그런데 어찌해 나 담낭수술 해야 한데
이 놈의 몸뚱이 어찌해
독감유행 요즘 날씨 행여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싶어 잘 때도 목에 스카프 하며 그렇게 아낀 내 몸뚱인데 또 혹이라니 또 수술이라니..
나이 드는 게 너무 슬퍼!
38세에 남편 먼저 보내고 아들 둘 혼자 키워 장가보내 손녀 손자 장성한 거 보는데 이제 살만하다 싶은데 이놈의 몸뚱이 해도 해도 너무하네
병든다는 것 그것도 나이 든 내 몸뚱이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자
30분 일찍 나온 명자이모는 다른 이모님 오시기 전 30분 동안 눈물을 훔치며 테이블을 쳐가시며 이모의 몸뚱이에게 애원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