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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없인 못 사는 딸이야기

by 엠제이

파리에서 공부 중인 딸 리공이가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엄마 나 김치 담으려고 배추 샀어

헉 하하하 잘했네


김치 없이 살 수 없는 리공이가 드디어 김치를 담그려고 해

지난 1월 파리에 갈 때

엄마인 난 김장김치 맛 보라고 싸고 새 고춧가루를 따로 가져갔다.

이번에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치 담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가져간 김장김치 떨어지기 전 배추를 주문해서 소금에 절여

가져간 고춧가루에 마늘과 양파만 갈아 넣고 김치를 담았다.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 리공이기에, 주방에다 두고선 3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우와

진짜 맛있는 김치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같이 만든 김치가 다 떨어지고 몇 번 사 먹더니 안 되겠나 보다

김치를 담그다고 하네


아직 20대인 리공이는 악조건 속에서도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수육도 하고 진미채도 볶고 잡채도 해 먹는다. 파리의 물가가 비싸기도 하지만

엄마인 내가 하는 걸 옆에서 많이 보고 자라서인지 될 수 있으면 손수 해 먹으려고 하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네


나 역시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간장 된장 고추장 담그셔서 그런지 지금 난 고추장 된장 간장을 내 식대로 담아 먹는다.

집에서 할 수 없는 요리도 어떻게든 실험 정신으로 해 보는 게 나인 거 같다.


이런 엄마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집을 떠나서도 엄마식으로 한다는건 칭찬해 주고 싶네

얼마 전 아들도 다이어트 수육이라며 요리한 사진을 보내오더니


리공이의 김치 담그기 도전은 대 성공이었다. 큰 반찬통이 많이 없기에 비닐봉지에다가..

잘했다. 잘했어 엄마 보다 더 맛나게 담았네

사랑해 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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