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자격증을 한 번에? 정리수납 통합과정을 마치며시연

by JF SAGE 정프세이지

처음 론칭한 통합과정의 현실


정리수납 1,2급, 인지활동지도사, 정리코칭지도사, 정리전문가강사. 이 다섯 개의 자격증을 한 번에 취득할 수 있다는 통합과정에 등록했다. 평택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에서 처음 론칭한 생전정리지도사 통합과정이었다. 모든 걸 다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기대를 품고 말이다.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이 과정 자체가 처음이고, 3명의 강사가 협업으로 200시간의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강사 사이에 입장이 달라 수강생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4주간의 강사 과정, 그 긴 여정


전체 11주 중 무려 4주를 정리전문가강사 과정에 할애했다. 5월 20일부터 6월 5일까지 매일 주제를 강사가 수업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조별로 모여 강의연습을 하는 일정이 빼곡했다. 마지막주에 강사시연 총평가와 수료식으로 끝난다.


3명씩 조를 이뤄 공간을 나눠 맡았는데, 나는 경희, 진옥이와 함께 주방을 담당하게 됐다. 시작은 내가, 중간은 경희가, 마무리는 진옥이가 하기로 했다.


강사마다 진행방식을 다른 방향으로 설명해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슬라이드는 주기는 하지만 변경해도 된다고 했다가 변경불가하다. 강의 내용은 겹쳐도 된다고 했다가 맡은 영역을 인원수대로 나눠야 한다고 했다가... 최종적으로는 슬라이드 변경은 안 되고 내용은 겹쳐도 된다로 결정됐지만, 수강생들이 방향을 잡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그날 주제를 강사가 설명해주고, 나머지 시간은 조별로 모여 각자 맡은 영역을 연습하는 것. 이게 2주가량 지속되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강사는 조별로 돌아다니며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주었다.


불만 속에서도 찾은 긍정적 변화


'강사과정이 중요하니까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 내보내겠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라고 받아들이려 했지만, 팔랑귀라 불만 쪽으로 휩쓸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다른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여 나오기 싫다",

"시간낭비를 하는 것 같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런 중에 강사들은 내년에 2회차 강의가 확정됐다고 좋아했다.


정리수납전문가 양성 실습처럼 하루 맛에 연습과 시연까지 했던 인지활동 지도사 과정에 실습과정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일을 직접 해보면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될텐데.

그래도 긴 연습과정을 통해 주방수납을 완벽하게 습득했다. 특히 3일 동안 우리 집에서 진행한 정리수납 실습이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의, 실습, 그리고 강사과정 연습, 이 3박자가 정리정돈 잼병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정리수납 일을 할 때 주방을 담당해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고, 다른 부분들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모습들을 마주하며


이 과정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지는 것들이 있었다. 궁시렁거림을 안 하는 편이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라는 것. 하지만 여전히 들이밀기는 정말 못하고, 하고 싶은데도 손을 들지 못하는 모습은 솔직하지 못하기보다 표현을 못하는 거겠지. 주어지면 잘할 수 있지만, 스스로 나서지는 못하는 그런 사람이구나 싶다.


드디어 강의 시연의 날


그동안 경험했던 일들이 헛되지 않다. 짧은 시간 교사, 집단상담 자원봉사자, 성당 전례 봉사, 긴 시간 과외 등. 강의를 위해 슬라이드를 먼저 암기하고, 연결순서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이것만 잘 해 놓으면 떨기야 하겠지만 내용 전달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소개부터 시작해서 인트로 아이스브레이킹, 주방의 특성, 정리가 안 되는 이유, 문제점 파악하고 정리 전 주방을 보면서 정리가 안 된 부분과 해결책을 같이 이야기하고, 해결방안 슬라이드 보고, 해결된 주방 모습 보면서 감상 묻고... "집에 가서 정리하고 싶죠?"라는 질문을 통해 여러분만의 워너비 주방을 만들기 위한 분류기준과 매뉴얼을 알려주겠다는 흐름으로 구성했다.


"주방 정리정돈이 되니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즐겁게 일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워너비 주방을 만들어 주방에서 기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떨리는 건 숨길 수 없었다. 슬라이드 넘기는 건 했는데 포인터로 강조점을 가리킬 수는 없었다. 떨림을 들킬까 봐서. 그래도 하다 보니 연습했던 것들이 기억나서 90% 정도까지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름 만족스러웠다.


아쉬웠던 평가의 시간


나를 포함한 마지막 5명의 강의 시연을

마치고 강사의 총평이 있었다. 성장이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많이 한다더니, 시작점이 다르니 평가도 다르다고 했다. 무슨 말이지?


"말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다음 슬라이드가 뭔지 파악을 하고 연결을 잘했다"


이 정도면 칭찬인데 전혀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다.


"와, 이중에 자기가 제일 잘했어."
같은 수강생중에 20년 이상 수학과외를 한 미정언니의 말이다.


스스로가 잘했다는 생각에 칭찬을 기대하고 있었고,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강점을 강사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가 있었나보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잘 전달하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한다고 하면서도 일을 진행시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며


이제 정말 세 분의 강사님 앞에서 강의 발표와 수료식만 남았다. 지금까지는 연습이었고, 이제 평가받는 날이다.


배우고 자격증이 생기는 건 좋은데, 일할 곳이 있기는 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건 주방 정리에 대한 자신감과, 나 자신에 대한 솔직한 성찰이었다. 정리수납 일을 한다면 주방을 전문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기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스터디를 계속해 일자리를 마련해보려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또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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