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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빈한 May 13. 2022

한변의 코시국 뉴욕여행 - 3일차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메이시스 백화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3일차 오전에는 뉴욕 3대 스테이크로 알려진 135년 역사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에 방문했다. 뉴욕 3대 스테이크하우스로 가장 알려진 곳으로는 1)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 2)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Wolfgang's Steakhouse, 3) BLT 스테이크(BLT Steak) 있다.


그 중 울프강 스테이크와 BLT 스테이크는 한국에서도 입점하여 맛볼 수 있고, 맨해튼 중심에 위치하여 비교적 접근성이 좋았. 반면 피터루거 스테이크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다는 희소성이 분명했다. 뉴욕에서 매일 장거리를 산책하다 보끼니를 잘 챙겨먹어야 했는데, 뉴욕 3대 스테이크 중에서도 최고의 명성을 가진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에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다만, 관광객으로 제대로 된 연락처도 없다 보니 갑작스럽게 유명한 레스토랑에 예약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오픈시간에 맞춰 피터루거에 방문하면 점심식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한국에서 온 손님이다', '여기 스테이크를 꼭 맛보고 싶다'라고 우겨서라도 고기를 먹어볼 생각으로, 3일차 점심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원호텔 브루클린에서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로 이동했다.


피터루거는 뉴욕 중심부에서는 다소 떨어진 브루클린 지역에 위치해 있었는데, 원호텔 브루클린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다. 레스토랑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이 많아 예약 없이 점심식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이러한 걱정과 달리 예약을 하지 않았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빈자리로 안내받았다.


메뉴에서 애피타이저로 시즐링 베이컨(Luger's Sizzling Bacon)을 시켰고, 사람 수에 따라 메인 스테이크(USDA Prime Beef Family selected, Dry aged)주문했다. 또 웨이터의 추천에 따라 크림 스피니치(Creamed Spinach)도 추가했다.


먼저, 식전 빵시즐링 베이컨이 나왔다. 이후에 스테이크가 배가 터질 정도로 나올 줄 알았다면 식전 빵이라도 적당히 먹었어야 했는데, 무척 배가 고팠는지 식전 빵과 베이컨을 허겁지겁 다 먹었다. 


얼마 후 담당웨이터가 메인 메뉴인 티본스테이크를 가지고 왔다. 스테이크는 아주 뜨거운 곳에서 바로 나와 고기 주변 육즙이 큰 소리를 내며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웨이터는 스테이크 그릇이 아주 뜨겁다 고기를 접시에 덜어주었다. 드디어 135년 전통 뉴욕 스테이크먹어보았는데, 고기가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겉은 바싹했, 고온에 익혀 육즙이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얼핏 봐도 스테이크는 두 사람이 먹기에 양이 많았는데, 콜라까지 주문하면서 겨우겨우 먹었다. 웨이터는 "배불러? Not 배불러!"라며 꽤나 익숙한 한국말를 구사하며 팁을 받기 위한 과잉친절(?) 고기를 먹는 나를 응원해 주었다.


스테이크를 겨우 먹자, 웨이터는 그릇을 치운 후 피터루거 로고가 새겨진 특별한 초콜릿을 영수증과 함께 가지고 왔다. 두 사람 음식값은 팁을 포함하여 210달러 정도였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에는 레스토랑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3일차 오후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메이시스 백화점이 있는 미드타운을 산책했다. 메이시스 백화점(Macy's)은 브로드웨이(Broadway)와 34번가가 교차하는 번화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다.


오늘날 메이시스는 화려한 느낌의 백화점이라기보다는 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거대한 쇼핑몰이나 문화공간에 가까웠다. 백화점 내부의 덜컹거리는 오래된 에스컬레이터만 보더라도, 메이시스는 100년 전부터 이미 뉴요커들의 삶과 문화에서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고 느껴졌다.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나와 34번가를 따라 5번가 방향으로 걷다 보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시선을 사로잡았다. 26년 전 뉴욕주 버펄로 시티에서 가족들과 1년 간 거주한 있었다. 당시 맨해튼에도 몇 차례 방문하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나라는 유독 대형참사 및 붕괴사고가 많은 시기였다. 멀쩡한 건물이나 다리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이 어린 나이였음에도 분명히 기억난다. 그래서인지 수십 년 간 맨해튼의 중심부를 우뚝 지키고 있는 102층짜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정말로 대단해 보였다. 어린 시절 그 마음 그대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려다보며 감상했다.


뉴욕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의 한 가지 특이했던 은 한국에서처럼 골프용품 매장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첼시 매장과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아무리 찾아보아골프매장이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뉴욕에서는 골프 전문 매장에 가야 골프용품을 구할 수 있다고 다. 그래서 첼시 피어(Chelsea Pier)에 위치한 골프연습장 및 골프용품점 어렵게 찾아가 골프장갑과 골프모자를 구매다.


미드타운 산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뉴욕 호텔에서의 특이점은 한국 호텔방에는 당연히 있는 커피 포트가 없다는 이었다. 한국에서 컵라면을 많이 챙겨 왔는데, 커피 포트가 없으니 컵라면도 무용지물이었다. 마트에서 100볼트짜리 커피 포트를 사야하는지 러 번 고민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묘수가 떠올랐다. 바로 네스프레소 커피 기계를 이용하여 뜨거운 물을 내리는 방법이었다. 군대에서도 미처 생각못했던 라면 먹는 또 하나의 방법을 뉴욕에서 터득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이렇게 3일 차 뉴욕일정도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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